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 입구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8일 경호처가 버스로 차벽을 친 모습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경호처는 차량과 철조망 등을 동원해 대통령관저를 요새화했다.
지난 7일 오후 법원이 영장을 재발부한 이후 경호처는 대통령관저 입구와 외벽에 지름 60cm의 날카로운 원형 철조망을 둘러쳤다. 정문 바로 안쪽에는 버스 3대가 차벽을 치고 있고, 건물로 이어지는 차로에는 중간 중간 차량으로 길을 봉쇄한 채 경찰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일 이미 한 차례 영장 집행 실패로 공권력이 실추된 상황에서 2차 시도에선 반드시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경호처가 구축한 방어선을 뚫고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차벽과 철조망을 뚫기 위해 특공대 장갑차나 경찰 특수 차량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헬기를 이용해 병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옵션 중 하나다.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테러부대는 특수부대 출신 인력 80여 명으로 구성된 정예요원이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경우 경호처와 충돌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 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이 발포명령을 내렸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박 처장이 몸싸움에서 밀릴 경우 공포탄을 쏘고, 그래도 안되면 실탄도 발포하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쉽게 믿기지 않는 주장이지만 '계엄 모의' 사전 입수 등을 통해 민주당의 상당한 정보력이 입증된 만큼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과거 사례도 있다. 1960년 4.19혁명 당시 지금의 경호처장 격인 곽영주 경무대경찰서장이 경무대 앞에서 시위하던 학생들에게 발포를 명령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곽영주는 이정재와 함께 대표적인 이승만의 간신배로 알려진 인물이다. 처음엔 발포 명령자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듬해 박정희의 5.16정변 후에 곽영주라는 사실이 밝혀져 혁명군사재판에 회부돼 사형됐다.
경찰관계자는 경찰로서는 박 처장이 발포 명령을 내리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영장 집행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은 저항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경호처장과 차장, 두 명의 본부장을 공무집행방해로 현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체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 체포 저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종준 경호처장은 계엄선포 당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을 삼청동 대통령 안가로 불러 모은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계엄관련 지시사항을 담은 문건을 건넸다고 한다. 수사당국은 박 처장도 비상계엄 사태에 깊숙히 개입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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