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언론사 단전단수, 집무실 쪽지서 봤지만 지시는 없었다"

"소방청장과 통화…국민 안전 챙겨달라 당부한 것"
이상민 "언론사 단전단수, 집무실 쪽지서  봤지만 지시는 없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정부 장관/자료사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의 전기·물 공급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이와 관련해 지시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7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받은 적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검찰이 작성한 윤 대통령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줬다고 적혀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에서 그런 조치는 아예 배제돼서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이나 소방을 지휘할 권한이 없다는 건 다 알려진 상황이었고, 대통령께서 누구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어서 저에게 그런 유형의 지시를 내릴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단전·단수가 소방청의 업무인지도 여전히 의문"이라며 "단전하면 한전(한국전력공사), 단수는 수도사업소를 상상하지 생뚱맞게 소방에서 단전, 단수를 한다는 게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집무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는데, 그 쪽지 중에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문건은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머리말에는 '소방청장'이라는 단어가 있었으며 MBC·JTBC·한겨레·여론조사 꽃의 이름도 있었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증언이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만류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짧게 1∼2분 머무를 때 잠깐 얼핏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후 행안부 장관 사무실에 돌아와 소방청장에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꼼꼼히 챙겨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을 뿐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제가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가 소방청장과 통화는 했는지 묻자 "제가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 본 게 생각이 났다"며 "그 쪽지가 어떤 맥락에서 작성되고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본 대로 단전·단수를 소방이 한다고 할 경우에 이걸 무작정 하게 되면 국민들에게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경우에 따라서 큰 인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내내 그게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이후 "사무실에 돌아간 다음에 큰 사건사고가 접수된 건 없는지, 각종 시위나 충돌 사항은 없는지 전반적 상황이 궁금해서 경찰청장과 소방청장과 차례로 전화했다"며 "소방청장과 전화하면서도 아까 그 쪽지가 생각나고 걱정돼서 만일 경우 대비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꼼꼼히 챙겨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과 관련한 지시 사항이 적힌 쪽지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쪽지를 보여주면서 지시 내용을 알려준 적은 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도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문건을) 주면 줬지, (공소장 표현처럼) 보여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