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에프엠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동해에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석유 자원국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그러면서도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 탐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말해 좀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시추계획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에프엠뉴스
윤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이 140억배럴인데 이를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치가 약 2천조원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탐사 시추 들어가서 어느 정도가 매장 돼 있는지 전체 규모와 매장량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다한 기대감 불러일으킬수 있어 조심스럽긴 하다”면서도 “올해 12월 정도부터 실질적 탐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내년 상반기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이날 정부의 설명은 이제 탐사 시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산자부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발견된 가스전은 지난 2004∼2021년 상업 생산을 했던 동해 가스전보다는 북쪽 해역으로 동해 가스전보다 깊은 바다에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심해 1㎞보다 더 깊다고 보면 된다"며 "심해 가스전은 깊이가 1㎞ 이상이라 실제 생산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를 위해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고 1개당 1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동해 석유매장 추정 구역/대통령실 자료
국내 연근해 석유·가스 자원개발은 1970년대 후반 석유파동으로 인해 시작되면서, 석유 산유국에 대한 꿈을 부풀렸다.
지난 1976년에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1월 연두기자회견에서 '경북 영일만 부근에서 석유가 나온다는 소문'에 대해 "석유가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지만 나중에 오인으로 빚어진 소동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1978년 6월에는 제주도 남쪽 대륙붕에 위치한 ‘7광구’를 한·일 양국이 협정을 통해 공동개발구역(JDZ)으로 지정하고 함께 석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은 1986년 “경제성이 없다”며 개발 중단을 선언했고, 7광구는 수십 년간 방치됐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 경쟁 속에 산업의 근간인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연근해 대륙붕 등에 대한 탐사·개발의 필요성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번에 우리 영해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다는 소식도 석유 산유국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석유를 발견했다고 마치 보물선 발견처럼 온 나라가 들썩였다가 해프닝으로 막을 내린 적도 있었던 만큼 그렇게 흥분할 일도 아니다. 더구나 이제 탐사 단계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발표한 부분은 좀 성급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자원탐사 기술의 발달로 이번에는 좀더 정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섣부르게 발표해 과도한 기대감만 부풀리는 국면 전환용 ‘보물선 정책’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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