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의 안보논단] 여성 vs 최고령...해리스와 트럼프의 선거전략은?

[이일환의 안보논단] 여성 vs 최고령...해리스와  트럼프의 선거전략은?

자료사진/에프엠뉴스

바이든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로 사실상 민주당의 새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24일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대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각 후보진영은 선거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리스가 트럼프를 꺾기 위해서는 흩어진 민주당원을 단합하고,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흑인의 경우 미국 200년 역사상 오바마가 유일했고, 여성을 한 번도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다.


따라서 가자 전쟁, 낙태문제, 이민, 인플레이션 등 핵심이슈에 대해 ’반트럼프‘ 구호를 앞세워 정치에 관심 없는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승산이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심각하게 여기는 인플레이션이 문제다. 식료품값이나 기름값, 이자율 같은 생활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벌써부터 “해리스도 바이든과 한 통 속”이라며 인플레 불만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날로 떨어지고 있는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회복하는 문제도 고민이다. 해리스의 노력만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바이든은 사퇴 선언을 한 시점부터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지만, 남은 6개월의 임기 동안 해리스 당선에 필요하다면 뭐든지 할 태세이다. 자신이 지난 4년 동안 역점을 둔 미국 민주주의 수호라는 사명을 해리스가 이어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장 큰 악재로 여겨지는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유권자들이 체감할 정도가 된다면 해리스의 당선에 도움될 것이다. 이외에 남부 국경지역에 대한 통제정책을 보강해서 트럼프의 선정적인 언어공격을 둔화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다.


트럼프는 이민문제를 놓고 “차라리 국경을 열어 제쳐라” “나라를 파괴 한다” 등과 같은 말로 바이든을 공격해왔다. 희망적인 신호는 지난 6월 기준 최근 3년간 월경자수가 가장 낮았다는 점이다.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학생부채 축소 정책도 행정명령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소재다.


다만, 총기 휴대 문제 등으로 기소된 아들 헌터 바이든은 사면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하고 싶지만. 트럼프 진영은 완전히 선거전략을 새로 짜야할 판이다. 참모들조차 인정한다.


“남은 대선은 전혀 다른 레이스가 됐다.” 나이와 정신적 총명함 여부가 집중 공격받을 소재다. 해리스가 50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다면 78세의 고령인 트럼프의 나이 문제는 선거기간 내내 주요 쟁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세대교체 문제와도 연결된다. “나이 먹은 사람은 그만해라”는 구호가 먹혀들 소지가 있다. 이와 연관되어 바이든이 그랬듯이 고령에 따른 실책이나 실수가 크게 부각될 것이다. 트럼프는 그간 유세를 하면서 자기 담당 의사 이름을 틀리게 부르거나, 자신의 라이벌인 헤일리를 펠로시로 호명하는 등 빈번히 횡설수설했으며, 선거 연설의 일관성도 떨어지는 약점을 보여왔다.


바이든의 실언 그늘에 묻혔을 뿐이다. 바이든의 사퇴에 대해 ’세련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도 감점요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트럼프는 승리를 눈 앞에 두고 패배의 칼날을 입에 무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해리스에 대한 공격포인트를 잡기 힘든 것도 난제다.


바이든을 '졸고 있는 조‘라는 비아냥거리며 나름 효과를 보았지만, 해리스에게 이 같은 닉네임을 붙이기 어렵다. 자칫 여성 비하 또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을 염려가 있는 때문이다.


해리스의 트럼프 범죄 행위에 대한 매서운 공격을 막아내는 것도 과제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에서 법무장관을 역임한 덕분에 법률적 전문성을 토대로 뛰어난 토론 실력을 뽐내 온 만큼 각종 토론회 등을 이용해 트럼프의 약점을 추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 먹은 후보 vs 젊은 여성 후보, 금수저 vs 이민자로서 스탠포드대 경제학 교수 아버지와 생명공학자 엄마를 둔 딸 간의 한판승부라는 점에서 날이 갈수록 흥미를 더해 갈 전망이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