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법정에 직접 출석해 직권남용 등 추가기소 사건에 대한 첫 재판과 보석심문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보석여부 결정은 수일 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에는 보석을 신청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7일 내에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지난 19일 보석을 청구한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원칙적으로는 이날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하지만 보석심문이 이날 진행된 만큼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을 들어 결정을 며칠 후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 수용번호 '3617' 명찰을 부착하고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 7월 3일 내란 재판 출석 이후 85일만에 재판에 직접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짧게 자른 머리에 곳곳이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특히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살이 빠졌고 초췌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성명이 어떻게 됩니까”라는 판사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윤석열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생년월일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묻자 “60년 12월18일”이라 했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 게 맞습니까”라는 물음에는 말 없이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이어 특검팀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계엄 선포 전 소집한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통보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등 5개 추가 기소 혐의에 대해 공소 사실을 설명했다.
피고인측 변론이 시작되자 윤 전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재판부의 판단은 광풍이 지난 후에도 역사에 남는다."며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서 현명하게 재판-판단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PPT를 이용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일부 혐의에 대해 내란 사건과 겹치는 이중 기소라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는 등 특검이 제기한 혐의 모두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심리는 재판부가 특검팀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재판 전체가 녹화 중계됐다.
특검팀과 변호인측 각 6명이 참여한 재판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틀 전 열린 김건희 여사의 첫 공판이 40분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다.
추가 기소사건 재판에 이어 곧바로 보석심문이 열렸다. 보석심문은 재판부의 불허로 중계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18분 동안 직접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7월 이후 11차례 연속 출석에 불응하던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출석한 이유도 보석을 직접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1.8평짜리 방 안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재판에 출석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어 "불구속 상태였을 때는 재판과 특검 소환에 불응하지 않았다"면서 "보석된다면 향후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팀의 수사 과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가 재벌 회장도 아닌데 백몇십 명 검사들이 투입돼 전직 대통령을 기소할 만한 것이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당뇨약 등을 복용하고 있고 실명 위기다."며 보석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수감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나쁘다고 볼 수 없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도 부정하는 점을 들어 구속 수사와 재판이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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