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후 5시 40분쯤 수갑을 찬 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약 5분 간 격앙된 목소리로 여권을 비난하고 있다. 수갑을 찬 손목은 천으로 가려져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전격 체포돼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됐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린 채 수사관 2명에 연행돼 경찰서에 도착했다. 앞서 오후 4시쯤 강남구 대치동 자택 인근에서 체포됐다.
이 전 위원장은 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 약 5분 간 격앙된 목소리로 여권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전 위원장은 "방통위라는 기관을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이 이진숙한테 수갑을 채우는 것이냐."며 "'전쟁입니다'라는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입니다'는 지난 2022년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일 때 당시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텔레그렘 메시지 "의원님 (검찰이 보낸)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를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메시지를 보던 중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내용이 알려졌다. 김 보좌관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돼 '그림자 실세'로 불리기도 했으며 최근 청문회 출석 문제로 여야가 논란을 벌이자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집행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출석하라는 경찰 통보에 대해 국회 출석 때문에 응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9월 27일은 방통위를 없애고 방미통위라는 새로운 기관을 만들기 위해 법을 통과시키려고 했고 국민의힘 최형두·김장겸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예정돼 있었다. 기관장으로서 마땅히 참석해야 했다"고 했다.
이어 "국회 출석하느라 경찰서에 오지 못했는데 저에게 이렇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며 수갑이 채워진 채 천으로 가려진 손목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선출권력(국회)보다 개딸이 더 위에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위원장은 전날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자동 면직처리됐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자기방어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30일 영등포경찰서에 이 전 위원장을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가게 되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형태"라는 등의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과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찰서 앞에는 국민의힘 조배숙, 김장겸 의원 등이 나와 이 전 위원장 체포에 항의했다. 앞서 이들은 지지환 영등포서장을 면담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해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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