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악재되나?...대장동 비리 항소 포기에 검찰 반발 조짐

수천억원대 개발이익 국고 환수 불가능해져 국민 감정선 건드릴 수도
검찰 개혁 악재되나?...대장동 비리 항소 포기에 검찰 반발 조짐

자료사진

대장동개 발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반발해 8일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이 결정이 법무부 장차관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면서 검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검찰 개혁에 쌓여 있던 조직의 불만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표면화되면서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일각에선 이번 사건으로 검찰 개혁 명분에 상처를 입게 되면서 개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한다.   


검찰은 전날 자정이 시한이었던 대장동개발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검찰 내부망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검찰 지휘부의 항소 결정에 대비해 항소 시한인 7일 밤 자정을 3분 앞둔 11시 57분까지 검찰 관계자가 법원 당직실에서 기다렸지만 결국 무산됐다.  


중앙지검의 항소 판단에도 법무부와 검찰 반대로 포기 


공소유지를 담당했던 강백신(사법연수원 34기) 대구고검 검사는 이날 새벽 3시 검찰 내부망에 “항소장 접수를 위해 법원에서 대기했으나 중앙지검 4차장검사로부터 대검이 불허하고 검사장도 불허해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답변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게시판에는 항소 포기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들이 올린 글에선 항소와 관련된 그동안의 경과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1심 선고 사흘 뒤 실무진들은 만장일치로 항소 제기를 결정하고 중앙지검과 대검 지휘부에 항소예정 보고를 하며 결재 절차도 마쳤다고 했다. 그런데 대검 반부패부장이 갑자기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 이에 수사팀은 중앙지검장 전결로 항소 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내부 반발이 커지자 이날 오전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서울중앙지검이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임명된 지 불과 넉달 만이다. 검찰에선 정 지검장의 사의표명이 항소 포기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사들이 내부망에 올린 글 중에는 "대검도 항소할 사안으로 판단했지만 법무부 장관이 반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검찰개혁의 동력 약화될 수도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검찰에 잠복해 있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청 폐지-수사권 박탈 등을 포함한 검찰 개혁에 불만이 쌓였지만 검찰에 대한 악화된 여론 때문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사건을 반전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검찰과 사법개혁의 동력을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항소 포기로 검찰이 추정한 수천억원대 개발이익의 국고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은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악재가 될 수 있다.


1심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이 총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전액 추징을 요구했지만, 재판부가 정확한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뇌물액 473억3200만 원만 추징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검찰의 소명을 통해 수천억원대의 부당이익을 환수할 여지가 있었지만 항소 포기로 기회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의해 항소심에선 원심보다 형량을 더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비리로 얻은 수천억원대의 돈이 민간업자들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어서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할 수 있고, 이는 법무부 수뇌부와 검찰 지휘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은 채 대응 방안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1일 대장동개발비리 일당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인정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추징금 8억1000만 원을 선고했다.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에겐 징역 8년에 추징 428억 원을 선고했다.


천화동인 관련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에겐 각각 징역 4년과 5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민용 전략사업실장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38억 원, 추징금 37억22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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