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국고환수 왜 포기했나"... 검찰의 ‘직무유기’ 논란

"수천억 국고환수 왜 포기했나"... 검찰의 ‘직무유기’ 논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항소 포기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배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항소포기로 인해 수천억원의 범죄수익을 국가가 환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장동 일당이 취한 부당이득은 7,8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1심에서 이 금액을 환수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요구했지만 1심 재판부는 ‘정확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기각했다. 대신 뇌물액 479억3,200만원만 추징했다.

 

재판부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가야 할 최소 4000억∼5000억 원의 수익을 김 씨 등이 가져갔다고 인정했지만 그 액수를 정확히 산정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은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공직자가 개발정보를 이용해 재산상의 부당 이익을 취했을 경우 그 시점이 언제부터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대법원 판례가 없다는 이유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추징도 인정하지 않았다. 인용할 판례가 없다는 이유로 재판부는 비슷한 사례의 법리를 인용해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주요 쟁점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 시기’ 등에 대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 보는 게 당연하고, 또한 판례를 정립한다는 차원에서도 항소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국가가 이 돈을 환수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혀버렸다. 항소하지 않을 경우 상급심은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의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 때문이다.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은 검찰 추산 8천억원에 가까운 개발 이익을 고스란히 차지하게 됐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당 이익에 대한 국고 환수 노력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범죄자들에게 부당 이익을 보장해 주었다는 것이다. 통상 무죄가 나오면 항소하는 검찰의 업무 관행과 배치된 것이기도 하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1심에서 최고 8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중범죄자들에게 수천억원의 개발 이익금이 돌아가도록 두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과도 맞지 않다며 설령 상급심에서 패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 부당 이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것이 검찰의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