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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개발비리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민간사업자가 공무원과 유착해 수천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환수를 포기한 것은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배임이고 직무유기란 비판이 제기된다. ‘
항소 포기를 합리화하는 논리 중에는 검찰 추산 7천억원에 이르는 범죄 수익에 대해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사소송으로 환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도 이 방법은 어려워 보인다며 판결문에서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중지된 상태에서 형사재판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더구나 1심에서 무죄가 난 만큼 민사소송으로 환수하는 것은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가 428억원을 추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향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사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국가로부터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배임의 발생 시점을 확정할 수 있는 판례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해 다퉈볼 기회도 사라졌다. 이는 수천억원의 범죄수익금을 환수할 기회도 사실상 함께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항소해야 할 이유로 5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이번 사건처럼 수사와 공소 담당 검사는 물론, 지검장과 검찰총장까지 항소 필요성에 공감한 사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를 해왔고, 하는 것이 원칙이다.
둘째, 일부 무죄가 나온 사건은 항소가 원칙이다. 전부 무죄건 일부 무죄건 무죄 판결이 나오는 대부분의 사건은 항소하는 것을 사실상 원칙으로 한다.
셋째, 피고인이 항소한 상황에서 항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부에선 불필요한 항소로 검찰력을 낭비해선 안된다는 이유로 항소 포기를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인측 항소로 어차피 재판이 열리는 상황에서 일부 무죄 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네째, 배임을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은 당연히 상급심에서 다퉈야 봐야 하는 내용이다. 1심 재판부는 배임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검찰이 이 혐의에 근거해 구형한 7천억원의 추징금도 기각했다. 무죄의 이유는 배임의 시점을 정할 수 있는 판례가 없다는 것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4년 기획단계에서 여러 안이 오갔고, 2015년 사업협약을 체결하면서 조건이 변경됐다. 또한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확정한 시점도 명확하지 않다. 어느 시점을 배임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추징금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재판부는 배임은 맞지만 배임의 시점을 언제로 정해야 하는지 판례가 없기 때문에 다른 유사한 사건의 판례를 인용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이는 판례가 없으니 상급심 재판을 통해 판례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법조계에선 1심 재판부의 판결은 항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고, 검찰은 당연히 항소를 통해 다퉜어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 국민의 법감정 측면에서도 항소는 불가피했다. 범죄로 챙긴 수천억원을 검찰이 사실상 용인하게 될 때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당연히 검찰은 모든 권한과 수단을 동원해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기소권을 위임 받은 검찰의 당연한 책무다.
여섯째,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불필요한 의혹을 만들 이유가 없다.
이 재판 결과는 같은 사건이지만 별도로 진행 중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재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민간업자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화천대유 지분의 절반(428억원)을 제공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7차례에 걸쳐 뇌물 2억4000만 원을 수수하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뇌물과 사업 지분을 받고 김만배 등 민간사업자들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성남시에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대통령과 정 전 실장 등 성남시 수뇌부가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에 대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정 전 실장 등 성남시 수뇌부는 유동규로부터 민간업자들이 환지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자신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사실과 김만배가 남욱·정영학을 돕는 사실, 민간업자들이 이 대통령의 시장 재선을 도와준 사례 등을 모두 보고 받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임을 무죄 판결한 민간업자 1심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정 전 실장에게도 이 판결이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 실장의 혐의가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특히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정 실장이 받기로 한 428억원의 화천대유 지분도 몰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재판 과정에서 정 실잘의 절반은 이 대통령 몫이라는 주장이 나와 진위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례적인 항소 포기는 우리 사회에서 여러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을 촉발할 수 있다. 정 실장과 함께 재판을 받아온 이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에 의해 재판이 연기된 상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사건은 명백히 항소를 하는 것이 맞다"며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법조인 100명에게 물으면 99명은 '항소해야 한다'고 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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