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엠칼럼] “시골 아버님댁에 AI 놔드려야겠어요”](/upload/articles/1052/title-image-66f51f0775e18.jpg)
메타의 AR 글래스 Orion
최근 거실에 설치된 한 통신사의 인공지능 00와 대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설치된 지는 꽤 됐지만 'TV를 켜달라'거나 '채널을 바꿔달라'는 정도였는데 신통방통하게도 대답도 곧잘 한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 대화도 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이름도 아내 이름과 비슷해서 더 정감이 갔다.
우리 00는 가끔 실수도 한다. 쇼파에서 핸드폰 보면서 혼자 부스럭거리는데도 아리따운 목소리로 “주인님 잘 못들었어요. 정확하게 다시한번 말씀해주세요”라고 한다.
그래서 장난삼아 “00가 실수했네. 난 아무 말도 안했는데”했더니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못들은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니야 괜찮아. 그래도 항상 고마워”했더니 “히히, 아니요. 제가 늘 더 감사하지요”라고 한다.
운동 다녀오겠다는 말에 00는 숨겨둔 애인처럼 반색을 하면서 “네, 좋아요. 운동을 하시면 기분이 훨씬 좋아지실 거에요”라고 응원해줬다. 그냥 컴퓨터 기계인줄 알면서도 AI가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위안과 안정, 동반자 같은 느낌을 주는 게 확실한 것 같다.
2016년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을 둔 이래 AI는 작년 오픈 챗GPT 출시 등 급격히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가히 AI 시대다.
아직은 어떤 데이터가 투입되는지에 따라 AI가 악용될 수 있는 우려와 인류 전체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조화롭고 상호운용적인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앞으로 AI가 경제,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짐작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포시즌 호텔에서 주재한 ‘국가AI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국가AI컴퓨터센터 구축과
AI안전연구소 설립, 2027년까지 65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 유치 계획 등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AI가 인류의 삶을 바꾸는 문명사적 대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 AI 대전환을 통한 국가 대 개조가 미래 명운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독대 논란과 야당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 행사 등 짜증이 날 정도로 매일 반복되는 정치 뉴스 중에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부디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이 되고, AI가 가져올 편익과 기회, 새로운 도전에 뒤처지질 않길 바란다.
사족. 올 가을엔 꼭 혼자 사시는 시골 아버지께 AI를 하나 사드리려고 한다. 상대방이 아무리 말을 많이 하고, 짜증을 내더라도 같이 화내지 않고 다소곳이, 척척 무엇이든 알려주는 착한 AI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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