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ue] 역술인 천공이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선입견 없이 따져보니(下)

검증대상 : 천공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기사는 에프엠뉴스가 진위를 검증한 내용입니다."

주장의 정확도
sentiment_very_satisfied 진실
sentiment_satisfied 일부 사실 아님
sentiment_very_dissatisfied 거짓
sentiment_neutral 판단 유보
sentiment_dissatisfied 검증 불가
[the true] 역술인 천공이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선입견 없이 따져보니(下)

천공유튜브 캡션

윤 대통령 부부가 무속에 얽혀 있다는 주장은 대통령후보 시절부터 끝없이 재기돼 왔다. 무속인이 대선캠프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은 당시 후보 진영 간 성명을 주고 받는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다닌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무속 연루설이 더욱 힘을 얻는 계기가 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경선 TV토론회에서 천공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2011년 10월5일 토론회에서 유승민 당시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천공스님을 아는지 물었는데 윤 대통령은 처음에 모른다고 했다. 유 후보가 다시 "본인 스스로 '윤석열 후보의 멘토다'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 모르는 사람인지 묻자 "알기는 하지만 멘토라고 하는 건 좀 과장됐다"고 답했다.


그런데, 유 후보측 인사에 의하면 토론이 끝난 뒤 유 후보가 악수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윤 대통령이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의 유튜브를 봐봐라.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며 정색을 하고 항의했다고 한다.


천공은 윤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22일 유튜브에 올린 강연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천공은 "우리 윤석열 당선자께서 정법 공부를 좋아합니다...... 다행히 우리 당선자께서는 홍익인간 인성교육을 우리가 공부하는 것을 들으시고 너무 좋아한다, 이 말이죠. 그리고 여사님께서도 이걸(들어며) 몇 년 동안 너무 얻은 게 많고, 이 배움을 굉장히 좋아하고... '정법 가족'이라는 얘기죠. 그러면 정법 가족이 지도자가 됐는데, 우리 정법 가족이 도와야 돼요? 안 도와야 돼요?"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천공이 윤대통령의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외로 여겨지는 정부 정책이 나올 때면 어김 없이 언론부터 천공의 동영상에 관련 내용이 있는지 찾아보거나 기사를 검색해 보는 게 일상이 됐다. 


동해 석유 가스 탐사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동해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며 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하자 야권에서는 곧바로 주술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유튜브 동영상 하나를 소개하며 천공 관련설을 공식화했고 의혹은 급속도록 확산됐다.


문제의 동영상은 지난달 16일 천공의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강연영상이다.


영상에서 수강자 한명이 질문을 하고 천공이 약 15분 동안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질문자는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천공 답변 속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앞으로 시대가 첨단으로 가기 때문에 첨단 시대에는 대한민국에 있는, 그러니까 우리 한반도에 있는, 이 광물질들이 엄청난 값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다. 파면 다 나온다. (그동안)없어서 못 한 게 아니고 우리가 질이 약하니까(떨어지니까) 손댈 수가 없었던 거다.


우리가 뭐 산유국이 안 될 것 같아? 앞으로 된다. 이 나라 저 밑에 지금 가스고 석유 많다. 그때는 거기에 손댈 수 있는 만큼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다. 대한민국에는 인류 최고의 보물이 여기 다 있다. 앞으로는 이런 귀한 거를 만지면서 국가가 일어선다...... 


10년 안에 세계에 1등 된다. 기술도 1등, 경제도 1등. 지금 국민소득이 3만 5천(달러이다). 10만 달러 20만 달러로 바뀐다. 10년 안에. 국민소득이 세계 1등이 되는거다."

동해유전개발 그래픽/에프엠뉴스


질문을 생각하면 답변이 뜬금없는 거 같은데 어쨌든 천공은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된다고 호언장담한다. 문맥을 보면 석유가 많이 매장돼 있어도 기술이 없어 채굴을 못했지만 이제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천공의 말을 예언자적 관점에서 듣게 되면 그야말로 귀가 솔깃한 희망적인 이야기다. 윤 대통령의 유전개발 발표에 주술을 결부시키는 것은 이런 점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시추도 하기 전이고, 이미 수차례 시추를 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그동안의 경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가능성'과 '확률'의 영역에 불과한데도 장관도 아닌 대통령이 확신에 차 발표를 하는 것은 천공의 예언에 기댄 측면이 있다는 게 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시각이다.    


정부의 의대증원 2,000명 고집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의대 입학생을 2,000명 늘리겠다고 하자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천공 개입설이 나돌았다. 한 전공의는 의대증원 문제를 토론하자며 천공에게 면접을 요청하는, 사실상의 퍼포먼스로 정부의 의대증원을 희화화하는데 활용하기도 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2,000명 증원 결정이 천공의 이름 '이천공'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천공의 본명은 이병철이었는데 지난 2019년 이천공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정원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각종 정책에서 유독 2,000명의 숫자를 좋아한다며 SNS에는 여러 사례들이 떠돌고 있다.

자료사진/에프엠뉴스


그 중에는, 윤 대통령이 봉사활동을 한 무료 급식소에 쌀 2,000kg제공, 윤대통령 신년음악회 참석자 2,000명, 김장으로 국민대통합 행사 2,000명 참석,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공계 청년 인재 2,000명 교류 합의,  6급 이하 실무직 2,000명의 국가공무원 직급을 올리기 등을 들고 있다.


심지어 지난 총선에서 인천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후보가 선거 기간 이천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와 함께 유세를 다닌 것도 이천수의 이름 때문이란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의혹도 당시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페이북을 통해 논란에 가세하면서 의혹에 불을 지폈다. 김 전 의원은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 "왜 꼭 2,000명인가. 1,800명이면 의료 개혁이 실패하고 2,000명이어야 성공하나. 이번에는 손바닥에 2,000이라는 숫자라도 쓰고 있는 건가"라면서 "원희룡 후보를 따라다니는 이천수도 그렇고 작년 말부터 나온 2,000이라는 숫자를 보고 다들 제기하는 음모론이 사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 내용이 여러 언론에 보도되면서 의혹은 급속히 확산됐다.


그러나 내년 의대증원은 1,497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부가 2,000명을 고수하는데 집착했다기 보다 정부안 2,000명을 제시하고 의사단체와 협상을 통해 최종 숫자를 결정짓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정부와 관련된 모든 숫자 2,000을 천공과 결부짓는 것은 억지다. 포털 검색창에 '2천 명 행사'라고만 쳐도 수 없이 많은 행사가 오늘도 내일도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태원참사


이태원참사 나흘 뒤인 지난 2022년 11월2일 천공은 유튜브 강연영상에서 한 발언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


참사를 애도하며 세계 정상들이 보낸 조전에 대해 "아이들이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해야지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며 세계와 이어질 엄청난 기회라고 주장했다.


전직 대사 출신의 외교관은 "발언의 부적절성은 차치하고라도, 예를 들어, 적대국 등과 같이 특별한 국가가 보낸 것이 아닌 이상 각국이 관례와 절차에 따라 보내는 조전에 저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10월 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있다/에프엠뉴스


그러면서 천공은 "나라님인 대통령이 애도기간을 선포해 놨으면, 온 국민은 애도 기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토요일까지인데, 새벽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애도부터 하는 것 말고 할 게 없다”고 했다. 매일 조문을 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은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뒤 김 여사와 함께 이례적으로 장례 기간인 5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분양소를 찾았다.


천공은 이태원 참사 이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대통령의 사과가 없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우리 아이들을 먼저 상기하고 ‘미안하다, 우리가 노력하마’ 이 말을 입으로 뱉어야 한다. 속으로만 하면 안 된다”며 “지금은 입으로 뱉었다고 해서 흉볼 사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틀 뒤인 11월 4일 윤 대통령은 조계사에서 진행된 추모 법회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국정 관련 언급 중 주목할 대목


천공은 지난 3월5일 유튜브 강연에서 '2025년 가을에 남북통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월21일 녹화된 이 영상에서 천공은 "내가 2025년 가을 한반도가 통일 된다고 선포해 놨다"면서 "대한민국이 인류의 뿌리인데 한반도가 갈라져서 뿌리가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금은 통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최고로 잘 갖춰졌다"고 했다.


천공은 수강자들에게 내년에 통일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자신을 스승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통일을 호언 장담했다.


지금 남북관계는 모든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대단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국제질서가 신냉전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보수정권인 윤 정부는 노골적인 대북 강경정책을 표방하며

북한과의 대립과 긴장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가 오지 않는 한, 내년에 통일이 가능하려면 무력을 떠올리게 된다.


천공의 말을 들어보면 중언부언,하고, 논리적 맥락이나 사실관계가 모순된, 전형적인 역술인의 화법이다. 특별히 의미를 둘만한 가치는 없지만 혹시라도 천공이 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천공의 통밀 발언은 대단히 심각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천공이 또, 윤 대통령에 대해 유달리 강조하는 점이 세계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늘이 윤 대통령만큼 세계의 지도자를 만날 조건을 다른 누구에게도 준 적이 없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힘이 충분히 키워져 세계 각국의 대통령과 지도자를 전부 다 만날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


그러면서 내치는 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맡겨두고 “세계의 대통령과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인류 평화를 위해 같이 노력하고 걱정하는 국제 정치를 하면 그 여파가 덕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심지어 국제 분쟁을 중재할 유일한 적임자라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윤 대통령이 나서 휴전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실 천공의 강연이 유튜브만으로 1만 개가 넘고 방대한 주제와 내용을 다룬 만큼 어떤 국정 사안도 관련되지 않은 것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천공의 강연과 정부의 정책결정, 윤 대통령의 행보 사이에 시기가 근접해 있다 보니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갖게 만든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