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이미지/에프엠뉴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인도 늦어지면서 외로움과 고독을 이용해 정보를 빼는 정보활동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정보원인 스위트 데이브는 좋은 사례 중 하나다. 안보전문가 데이브 프랭클린 슬래이터로 알려져있다. 미 육군에서 중령으로 전역해 민간 항공사로 이직했다. 2024년 초 그는 우크라이나 여성에게 이메일과 온라인메시지 플랫폼을 이용해 비밀문건을 건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검사가 그에 대해 작성한 기소장에는 "슬래이터가 SNS 대화로 가까워진 우크라이나 여성과 친밀감을 느끼게면서 정신적으로 가까워졌다. 은퇴한 그를 영웅으로 대접해주는 그녀에게 홀딱 빠져 기밀이었던 'NATO 대표들의 여행방식'을 그녀에게 넘겨 주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 성관계를 이용하는 것은 고전적인 수법이지만 SNS로 교제한 슬래이터의 사례를 보면 성관계를 뛰어넘는 어떤 것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미 국방부의 기밀문건을 소셜메시지 플랫폼 디스코드(Discord)에 흘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잭테세이라 공군 일병은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나쁜놈'으로 비쳐지길 원했다고 한다.
해외정보 기관은 외로운 사람이나 낭만적인 사람을 희생양으로 물색한다. 냉전 당시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는 미남 스파이를 서독에 침투시켜 서독 정부기관 여비서 홀리는 수법으로 기밀정보를 빼냈다. 프랑스 외교관은 중국계 여성 스파이를 사모하여 아들까지 낳은 사례도 있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다. 사람들과의 비대면 접촉이 쉬워지고, 그 형태도 몽환적이다. 이전에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손쉽게 비대면으로 상대를 만날 수 있다. 스파이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육군 상사 출신인 고든 블랙은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당국에 의해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블라디보스톡에서 한 러시아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
그의 인터넷 계정을 보면, 일년 전인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가 의문의 러시아 여성과 찍은 사진이 발견된다. 소셜미디어에서 이 여성이 포스팅한 댓글 중에는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대해 증오에 찬 시각을 드러낸다.
한국의 미군 기지에서 근무한 그는 텍사스 카바조스항 기지로 근무지를 옮겨갈 예정이었지만, 러시아를 경유하기로 했다. 블랙은 본부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계획을 세웠는데, 은연 중에 외로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그는 미국인 마누라와 이혼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은 이 여성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큰 위험인지 모른 채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자 했다.
정부가 외국의 위험한 행위자들을 파악하고 보안조치 하는 방법은 되풀이 강의하고, 훈련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론 문제의 근원을 해소하기 어렵다.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상당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유영하듯 활보한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한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성적인 것을 포함해 인간의 본능을 SNS 등 인터넷과 분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적지 않은 외교관들이 “술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 데이트앱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시하면 의아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에게는 근무 후 와인을 한잔 하거나, 앱을 체크한다고 해서 그리 나쁜 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외에서 위험한 인물들과 술집 등에서 한 잔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할 경우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 이 리스크를 안다. 하지만 왜 그런 행동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불행히도, 특히 혼자인 남자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상관 없어" 한마디로 충분치 않다. 마음의 틀 속에 보다 자신 있고 안정감을 집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남들과 관계를 맺는데 좌절하는 사람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핸드폰은 집에 두고 밖으로 나가라”는 조언은 진부하지만 바깥에 나가면 사람을 만나기 수월하고 외로움과 스트레스도 줄이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많은 간부들은 부하들이 꾸준히 온라인 활동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것이 외로움이란 전염병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휴대폰에 몰두하면 의미 있는 인맥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라는 새로운 개념이 부상해 이를 입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상황이다. ’연결되지 않음‘이나 번아웃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번아웃이 나쁘기도 하지만, 위험하기 때문이다.
고독하고 불행한 사람은 적국의 입장에서 보면 ’노다지 금광‘이다. 엉뚱한 곳에서 관계를 맺거나 확인 받으려는 행위는 그 자체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보다 깊이 숙고할 시점이 되었다.
이 원고는 지난 22일 미국의 격월간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Lonelyness is a National Security crisis라는 제목으로 실린 기사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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