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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e] 시청역 차량돌진 사고 원인의 3가지 시나리오…가장 유력한 이것](/upload/articles/250/title-image-6685750615436.jpg)
시청 차량돌진 사고 현장.
운전자의 과실이 의심되는 정황들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 사고는 그동안 알려진 블랙박스, CCTV 등으로만 보면 운전자 과실이 의심되는 정황이 많다.
경찰이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EDR(사고기록장치)을 국과수에 넘기기 전 자체 분석한 바에도 사고 직전 5초간 액셀(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급발진 사고에서 자주 발견되는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또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인도로 돌진하기까지 역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보조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은 의혹도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보조 브레이크 등은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전구가 고장나지 않는 한 반드시 켜진다.
뿐만 아니라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친 뒤 차량의 브레이크 등이 켜지며 차가 서서히 정차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는 액셀을 밟았다 사고 후 브레이크를 밟고 정차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으로 급발진 사고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에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운전자의 고의 사고를 의심하기도 한다. 한때 운전자 차모(68)씨가 아내와 다퉜다는 말이 돌면서 인터넷 상에는 고의 사고 의혹이 사실인 양 확산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다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으로 인한 오조작 가능성은?
또, 차씨가 고령에 속하는 68세의 나이를 이유로 인지 저하에 따른 급발진 사고라는 분석도 많다. 그러나 차씨는 현직 시내버스 운전 기사고, 40년 동안 직업으로 운전을 해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버스기사의 경우 주기적으로 적성검사를 통과해야 하므로 운전능력과 판단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자료사진. /에프엠뉴스
더구나 차씨가 근무 중인 경기도 안산의 시내버스 회사에서 사고를 낸 적도 없다고 한다. 고령의 인지저하를 사고원인으로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차 씨는 오조작 가능성을 부인하며 단호하게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한다. 경찰조사에서도 급발진을 주장했고, 사고 직후 회사 팀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급발진’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실제 급발진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많다.
사고 당시 CCTV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1일 오후 9시 27분쯤 시청역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제네시스는 굉음을 내며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 18길)를 역주행했다.
차 씨는 사고 다음날인 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텔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차량 상태가 좀 이상했다. 내가 운전을 하기 때문에 이를 알아챌 수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 튀어나갔다"고 주장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정용우 교통과장은 3일 언론브리핑에서 "CCTV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 차량이 지하 1층 주차장을 나와서 출입구 쪽 방지턱이 있는 부분부터 가속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차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조사 결과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 출구.경찰은 여기서 가속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에프엠뉴스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뒷받침하는 정황들
역주행도 갑작스런 급발진으로 의도와은 무관하게 순식간에 발생했다고 한다. 차씨의 아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가) 갑자기 급발진하면서 역주행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네시스는 일방통행로을 역주행하며 BMW와 소나타 차량을 추돌한 뒤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보행자를 덥쳤다. 여기까지가 역주행을 시작한 뒤 약 100M 정도를 달렸을 때다. 이후 100m정도 더 이동해 브레이크 등이 켜지고 감속하면서 건너편 시청역 12번 출구가 있는 교차로에서 정지했다.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 사고를 낸 후 정지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멈춰선 부분도 급가속 차량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박병일 카124 대표는 “요즘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자식 브레이크는 급발진 중에 말을 듣지 않다가도 갑자기 작동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급발진 의심차량 변호를 맡았던 하종선 변호사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차량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하면 운전자 의도와 상관없이 가속 명령을 내려서 급발진이 발생하고, 이런 소프트웨어 결함을 막는 예방장치로 차량시스템을 정기적으로 리셋(재설정)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고차량이 인도를 들이받은 후 충격에 의해 소프트웨어가 리셋(재설정)되면서 다시 정상적으로 브레이크 장치의 작동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정확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페달 오조작이 이뤄졌을 때의 차량 가속도와 사고 당시 차량의 속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40년 간 운전을 해온 전문가가 액셀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았다고 해도 차량 두 대를 추돌하며 2백미터를 계속 달렸다는 것은 고의사고를 의도하지 않는 한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2020년 급발진 사고에 대한 심리에서 법원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하더라도 보도블록 등을 들이받으며 13초 동안 계속 밟고 있었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며 운전자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시청 차량돌진 사고 현장. /에프엠뉴스
사고 원인으로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
첫째, 차량결함이다. 주차장 출입구 문턱에서 차량 급발진이 시작해 의도하지 않게 일방로로 진입하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발진일 경우 제기된 의혹들은 오해가 많았고, 앞서 언급한 대로 대부분 설명 가능하다. 다만, 경찰의 EDR 분석에서 가속페달을 밟은 것, 브레이크 보조등이 켜진 것으로 알려진 부분 등에 대해서는 국과수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
둘째, 운전자의 조작 실수다. 즉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알고 밟았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도 풀려야 할 의문들이 있다. 경력 40년의 직업 운전기사가 차량 두 대와 추돌사고를 내면서 1백 미터를 계속 밟기만 하며 달렸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사고 차량이 급발진 증상의 하나인 심한 굉음을 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있다.
순간적으로 페달을 잘못 밟아 사고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초보운전자가 아니라면 차가 의도와 다르게 가속되는데 페달을 오히려 지속해서 더 세게 밟는다는 건 인지작용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보기 어렵다. 차씨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역주행으로 당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역주행을 자각하는 순간 운전자는 본능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설령 이때 실수로 액셀을 밟았다고 해도 곧바로 인식해 브레이크를 밟는 게 정상이다.
셋째, 의도적으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홧김에 또는 나쁜 마음을 먹고 고의로 사고를 낸 경우다. 이 부분은 경찰 조사에서 쉽게 밝혀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합리성에 기초해 추론해 보면 고의 사고가 아니라면 첫 번째, 차량결함에 의한 사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제네시스의 급발진 의심 사고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만약, 급발진 사고가 원인이라면 가해 운전자 역시 가장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다만, 급발진으로 밝혀지더라도 차씨의 형사적 책임을 면하기는 쉽지 않다. 급가속 상황에서도 핸들 조작을 통해 인도를 피해 차량을 운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과실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작 실수로 인한 것보다는 처벌이 가벼울 수는 있다.
철저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의 결함이든 사람의 조작 실수든 급발진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하고, 정부와 자동차 제조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급발진 사고를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내년에 PMPD(Pedal Misapplication Prevention Device: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장치의 차량 부착이 의무화된다.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와 연계해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엔진 출력을 자동으로 줄이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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