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ue] 조류 충돌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전문가 '전기장치' 주목

검증대상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조류충돌 때문이다.

"이 기사는 에프엠뉴스가 진위를 검증한 내용입니다."

주장의 정확도
sentiment_very_satisfied 진실
sentiment_satisfied 일부 사실 아님
sentiment_very_dissatisfied 거짓
sentiment_neutral 판단 유보
sentiment_dissatisfied 검증 불가
[the true] 조류 충돌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전문가 '전기장치' 주목

사고는 항상 어떤 이유에서건 상식에 따라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우리 항공 역사에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된 제주항공 참사도 곳곳에 상식이 작동하지 않은 정황과 의문점들이 있다.

 

사고 직후 언론들은 대체로 원인을 조류 충돌로 봤다.

 

실제, 조류 충돌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고 직전 관제탑에서 새떼를 발견하고 조종사에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또 사고 직전 촬영된 동영상에서 비행기 우측 엔진에서 불꽃과 함께 연기가 목격됐다. 조류와의 충돌이 엔진 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생존한 승무원의 전언, 사고 직전 탑승자들이 기내에서 지인들과 주고받은 카톡 대화 등을 보면 새떼와 충돌했다는 정황들은 많다.

 

그러나 조류 충돌만으로 사고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충돌에 의해 우측 엔진이 파손됐더라도 좌측 엔진을 이용해 얼마든지 운항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어느 한쪽 엔진이 작동하지 않더라도 운항에는 문제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따라서 매우 희박한 확률로 사고 비행기의 양쪽 엔진이 모두 조류와의 충돌로 손상됐거나, 또는 우연히 다른 한쪽의 엔진도 같은 시점에 또 다른 이유로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두 엔진이 모두 작동하지 않아도 무동력으로 착륙 시까지 활강이 가능하다. 즉 위험성은 높지만 랜딩기어를 내려 활강으로 비상 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류 충돌 만으로 사고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조류충돌로 엔진 작동은 멈출 수 있지만 랜딩기어 동작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개요도/국토교통부 제공


사고 비행기는 착륙 장치인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고 동체가 지면에 닿는 동체착륙을 했다. 랜딩기어는 유압펌프로 작동된다. 유압펌프는 비행기의 배터리로부터 전원을 공급받아 작동되고, 이 배터리는 엔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충전된다.

 

한쪽 엔진이 고장나더라도 다른 쪽 엔진으로 전력공급이 가능하고, 설령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나도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기까지 상당 시간 랜딩기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조류 충돌과 비상착륙까지의 짧은 시간을 감안하면 조류충돌로 인한 엔진 고장으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못했을 거라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엔진이 모두 고장나고, 배터리까지 방전되는 경우에도 랜딩기어는 수동으로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정윤식 가톨릭 관동대 항공운항학과교수는 이번 사고의 경우 비상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 선언 후 4분이란 워낙 짧은 시간에 사고로 이어진 만큼 조종사가 수동작동을 시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조류에 의해 한쪽 엔진이 손상된 일반적 상황을 가정하면 대부분의 조종사가 취하는 조치는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1차 착륙 시도에 실패하고 복항을 결정하면 다른 한쪽 엔진을 이용해 손상된 엔진의 반대 방향으로 공항을 360도 크게 선회한 뒤 착륙지점에 다시 돌아와 2차 착륙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 항공기는 한 바퀴를 돌 상황이 못돼 활주로 반대 방향에서 급히 착륙을 시도했다.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두 엔진 모두 손상을 입었거나 항공기 조종장치가 고장났을 경우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기체 결함을 포함한 어떤 이유로, 전기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비행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항공기의 착륙 당시 영상에서 날개의 플랩이 작동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행기의 전기 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플랩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플랩은 날개 뒷부분에서 상하로 움직이연서, 이륙과 착륙 시 비행기 속도를 줄여준다. ‘고양력장치’로 불리며, 이착륙 시 속도를 줄여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게 해준다. 사고 항공기가 동체착륙 이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빠르게 미끄러진 데는 플랩이 동작하지 않은 영향이 클 수도 있다. 


엔진과 전기장치에 모두 문제가 생기면 착륙 시 속도를 줄이는 엔진 역추진, 스피드 브레이크 모두 작동 불능 상태가 되는데 사고 항공기에서 이 현상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관찰됐다.

 

또한 조종사가 에이데이를 선언한 이후 항공기가 위치, 속도 등 자신의 비행 정보를 외부로 보내는 전파 신호가 끊긴 점도 전기 장치에 문제가 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제주항공 참사는 조류 충돌을 포함해 어떤 이유든 두 엔진 모두에서 이상이 생겼고, 여기에 전기시스템 고장이 겹치면서 발생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약 사고 조사에서 전기 시스템 고장이 확인된다면 조류 충돌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기체 결함인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조류 충돌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지만 어떤 이유로, 사고를 촉발하는 트리거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진위 여부는 '판단 유보'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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