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충돌 4분전 블랙박스 기록 정지…'단전'으로 통제불능 상태

전기 공급 중단으로 모든 작동 멈추는 '셧다운' 가능성
제주항공, 충돌 4분전 블랙박스 기록 정지…'단전'으로 통제불능 상태

지난달 29일 무안공항에서 제주공항 항공기가 동체착륙 후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동체서 분리된 항공기 꼬리부분

제주항공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사고 마지막 4분 전부터 모든 기록이 정지된 것으로 확인됏다.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둘다 충돌 전 4분간 기록이 저장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기체의 전기 공급이 중단돼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작동이 멈추게 되므로 항공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셧다운'의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제주항공 사고기가 조류와 충돌한 이후 양쪽 엔진이 고장 나면서 전원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에프엠뉴스 12월30일 보도 참조: [the true] 조류 충돌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전문가 '전기장치' 주목)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11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사고기 FDR과 CVR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가 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약 4분 전부터 두 장치 모두에 자료 저장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공항 활주로 끝단의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오전 8시 57분 무안공항 관제사는 사고기에 조류와의 충돌을 경고했고, 기장은 2분 뒤인 8시 59분 '메이데이(비상사태)'를 외친 후 착륙을 다시 시도하는 복행을 통보했다.


블랙박스 기록에 의하면 메이데이 선언 직후부터 고도를 높이다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의 상황이 담긴 자료가 저장되지 않은 것이다.


블랙박스에 기록이 저장되지 않은 것은 전원 공급이 끊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경우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도록 돼 있으나 사고 항공기에는 비상용 배터리 역할을 하는 보조 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의 전파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기 추적 시스템(ADS-B)도 8시 58분 50초를 끝으로 정보 송출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셧다운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이다.


정윤식 가통릭 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일괄적으로 데이터 저장이 중단됐다는 것은 전기적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항철위는 자료 저장이 중단된 원인이 엔진 동력 상실 때문인지 연결 케이블장치의 오류인지 등을 정밀 조사로 가리게 될 것이라며 사고 원인 조사는 블랙박스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블랙박스에 사고직전 비행기록이 저장되지 않음에 따라 사고 원인 조사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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