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시론]주역이 보는 나경원 "점차 정치인 나경원의 진가를 이해하게 될 것"

[주역시론]주역이 보는 나경원 "점차 정치인 나경원의 진가를 이해하게 될 것"

나경원 의원 홍보영상 캡쳐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네 명의 후보는 7·23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명의 주자 중 유일한 여성이 있다. 나경원 의원이다. 우리 헌정사에서 5선에 성공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고가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소중한 정치적 자산임이 분명하다.

 

나 의원은 명실상부 보수 진영의 대표적 중진 정치인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뛰어난 정치력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도 출마하는 등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원희룡 전 장관과 동기동창이다.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재직하다가 2002년 이회창 총재의 정책특보로 영입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18대부터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했다.


5선 의원의 경륜만큼 활약상도 많지만, 계파나 세력을 형성하며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가 친윤계의 사퇴 압박에 불편한 심기로 물러서며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 의원의 자질과 삶


주역은 천뢰무망(天雷无妄) 괘의 맨 밑에 자리한 초효(初爻)를 제시한다.

 

천뢰무망(天雷无妄) 초효: 무망 왕 길(无妄 往 吉), 망령되지 않은 사람이다. 그대로 나아가면 길할 것이다.

 

천뢰무망(天雷无妄)은 하괘(下卦)가 진(震), 상괘(上卦)가 건(乾)으로 강력한 기세를 갖고 있다. 무망(无妄)이라는 괘명(卦名)은 “망령되지 않으며 바른 도리를 따라 살아간다”라는 의미이다. 이 괘를 얻고 성공하려면 내적인 에너지가 이해타산과 얄팍한 속셈을 넘어서 순수한 자세로 표출되어야 한다. “망령되지 않음(无妄)”이 중요한 성공 조건이다.

 

무망괘(无妄卦)를 얻으면 인위적 계획으로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봤자 모두 헛된 생각에 그칠 뿐이다. 자연에 순응해 순리대로 일을 추진해야만 이룰 수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만큼 바른 삶을 살아가면 만인의 융숭한 존경과 추앙을 받는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8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에프엠뉴스


무망괘(无妄卦)의 단점은 길흉이 교차하는 것이다. 사람의 운명에 길흉이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밭 갈지 않아도 수확하고(不耕穫), 1년 휴경한 밭이 3년 휴경한 밭처럼 기름지게 되는(不菑畬) 행운이 따르기도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망령되지 않게 바르게 살아가는데도 전혀 예상치 못한 재앙(无妄之災)과 질병(无妄之疾)이 숙명처럼 다가온다.

 

나 의원은 타고난 망령되지 않은 성품과 이에 걸맞은 노력으로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누리는 행복과 영광만 보이지만 살아오는 과정에서 본인만 아는 길흉이 엇갈리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고 운명이다.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나 후보의 향방


당 대표 선거에 임하는 나 의원에게 주역이 제시하는 지혜는 3번째 괘인 수뢰둔(水雷屯) 5효다.

 

수뢰둔(水雷屯) 5효: 둔기고 소정길 대정흉(屯其膏 小貞吉 大貞凶), 기름진 은택이 베풀어지지 않는다. 작은 일은 바르게 행하여 길하다. 큰일은 바르게 행하더라도 흉하다.

 

수뢰둔(水雷屯)은 천지창조 또는 건국 초기의 혼란과 고난을 표현하는 괘이다. 좀처럼 혼란이 잦아들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모두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벼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난국(難局)이 지속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방책을 준비해야 한다.

 

5효로 상징되는 나 의원은 창업(創業) 초기와 같은 어려운 시기(屯)에 강건한 자질(陽爻)을 갖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도자이다. 하지만 바로 아래 4효와 바로 위 6효(上爻)가 모두 음효(陰爻)라서 고립무원의 어려운 상황(坎)에 부닥쳐 있다. 원로그룹(上爻)이 격려의 웃음을 보낼 수 있으나 도움이 되지 못하고, 동료의원(4효) 역시 우군인 듯하나 적극 돕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백성의 마음은 나경원 의원을 상징하는 5효보다 이제 정치를 시작한 초년생의 자리인 1효(初爻, 수뢰둔 괘의 主爻)에 쏠려있어 훌륭한 정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마저 얻기 어렵다. 이런 때에는 직접 전면에 나서지 말고 초효를 제후로 임명(利建侯)하여 대신 다스리게 하는 것이 좋다.


초효를 제후로 임명해 대신 다스리게 해야


5효의 해석으로 볼 때 나 의원이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고, 책임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살아왔으나 이를 체험하고 이해한 사람이 소수여서 지지 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를 가리켜 소상전(小象傳)에서 “둔기고 미시광야(屯其膏 未施光也), 그의 은택이 베풀어지지 못했다는 것은 그의 권위가 빛나지 않는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5선 관록의 여성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권위가 빛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작은 싸움은 길(小貞吉)”하지만 “큰 싸움은 흉하다(大貞凶)”라고 한 것이다. 망령되지 않은 성품과 바른 도리를 따라 정치를 했으나 그 혜택이 널리 베풀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는 길하지 않을 수 있다. 널리 은택을 베푸는 것이 지도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도자의 진정한 권위는 훌륭한 이념과 철학에서 나온다. 현재는 상황이 불리하여 그 경륜이 펼쳐지지 못하지만 점차로 정치인 나경원의 진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정치적 경륜과 철학을 보여주고, 대중이 이를 체험토록 하는 것이 널리 은택을 베푸는 일이다. (華山: 동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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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헌
2024-07-06 23:35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만큼 바른 삶을 살아가면 만인의 존경과 추앙을 받는다."는 조건부 진가인데 제목은 무조건적 진가로 읽혀집니다만 흐름이 제 느낌과 같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