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한동훈으로 경선 땐 뭉쳤지만...국힘,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갈등 증폭

표면적으로는 단일화 둘러싼 이견이지만 본질은 당권 싸움
反한동훈으로 경선 땐 뭉쳤지만...국힘,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갈등 증폭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문수 대선후보측이 당권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둘러싼 이견이지만 갈등의 본질은 당권 싸움이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측에 조건 없이 즉시 단일화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김 후보측은 당권을 넘겨 받아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당 사무총장을 장동혁 캠프 선대위원장을 임명해 달라는 요구를 당이 거부했다며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김 후보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맞섰다.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 된 것은 이날 오전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부처님 오신날' 행사에 참석해 직접 대면하면서 촉발됐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에게 “오늘 중으로 편한 시간,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김 후보는 “곧 다시 만나자”는 말만 했다. 즉시 만나자는 김 후보측 제의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이날 만남에 대한 양측의 평가에도 상당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한 후보측은 의도된 만남으로 해석할 수 있는 '차담'으로 표현한 반면 김 후보측은 우연히 만나게 됐다는 의미의 '조우'라고 했다. 김 후보측에서 "덕담이 오갔을 뿐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굳이 강조했는데 서두르는 한 후보측에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김 후보측의 의지가 읽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는 “지금 단일화, 반(反)명 연대를 하지 않고 이재명을 꺾을 수 있나. 만약 이번에 사심으로 딴 짓 하면 저는 결단할 것이다” 등의 성토 글이 잇따랐다.


4선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국민 전체의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단일화를 해야 한다. 후보 등록 마감 일인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김 후보측에 단일화를 압박했다.


김 후보에 대한 성토와 함께 당내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당 지도부가 이날 오후 7시 긴급의원총회를 전격 소집했다. 단일화를 촉구하는 당의 뜻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당의 움직임에 김 후보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후보는 중앙선대위 구성 및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 사무총장 교체를 요구했지만 당이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기구 설치만을 요청했을 뿐인데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이미 수차례에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사실상 불발된 것은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행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무 우선권 침해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김 후보의 대선후보경선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이에 이양수 당 사무총장도 입장문을 통해 “어느 법을 준용하더라도 후보자의 전권을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며 “김 후보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양측의 갈등은 이미 경선 때부터 예고된 것이다.


당 지도부는 한동훈 경선후보를 저지하고, 한덕수 전 총리가 주도하는 이른바 '반이재명 빅텐트'로 가는 중간 다리로써 김 후보를 지지했지만 김 후보와 경선캠프 입장에서는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후보를 한 전 총리에게 헌납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즉 대선 후보를 양보하는 대신 당권을 달라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요구의 배경에는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진영의 이해 관계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를 평가해 주세요
100자평
로그인 후 참여하세요.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