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함께 국회 국민의힘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1대 대통령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5일을 남겨두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하지만 김 후보측과 당 지도부의 갈등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6일 오전 유상범 국민의힘 단일화추진본부장이 김문수 후보측의 김재원 후보비서실장을 만나 입장을 조율했다. 김 실장은 회동 후 오랜 친구로 덕담을 나눴다고 밝혀 특별한 진전은 없었음을 시사했다.
6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단일화 일정과 관련해 "기호 2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7일 자정까지 가능하고 9일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총리 입장에서는 당이 없기 때문이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하게 되면 무소속 후보로 등록해야 한다. 기탁금 3억원을 비롯한 선거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간은 김 후보 편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김 후보측은 시한을 못박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의원은 지난 5일 KBS1 TV 전격시사에 출연해 "어떤 시한을 두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 단일화의 목적과 정당성은 사라지고 또 다른 비판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서두지 않겠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자 당 지도부와 한덕수 전 총리측을 압박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 후보도 6일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당 때문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며 전날 제시한 3대 요구안이 여전히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전날 자신을 찾아온 당 지도부와 면담 후 입장문을 통해 '후보의 정당한 요구는 즉시 집행할 것,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존중할 것,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혔었다.
김 후보는 이어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인 당 운영을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당은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며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되는데 개최 이유를 분명하고, 명확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측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과 그 이후 당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를 위해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당의 공식 대선후보임에도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위한 들러리 정도로 취급하는 서운함도 깔려 있다고 한다. 김 후보측의 한 인사는 당 후보 경선에 수억 원의 비용의 들어갔다며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완료하고 물러나라'는 식의 당 지도부 행태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측 핵심 인사는 "단일화는 국민의힘의 법적 후보로 확정된 김 후보의 희생적 결단을 전제로 한다"며 "따라서 단일화 과정을 김 후보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하고, 만일 단일화를 통해 후보에서 사퇴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김 후보의 뜻과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후보측 요구의 핵심이다"고 했다. 후보에서 사퇴할 경우에도 선대위 등 조직 구성과 선거운동에서 김 후보측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당의 대선후보로서 기득권을 인정하라는 것이고, 이는 기존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후보측 또 다른 인사는 "국민의힘의 지휘권은 대통령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있다. 따라서 당은 후보가 선줄된 만큼 선거체제로 재편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총리측과 단일화 협상에 나서도록 전권을 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고 했다.
전날 당 지도부가 김 후보측이 제시한 3가지 요구사항을 수용키로 한 만큼 곧 어떤 형태든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전알에 이어 이날 오후 2시에도 의원 총회를 열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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