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서 운전자 패소…법원 "페달 오조작"](/upload/articles/4428/title-image-6822d0772891a.jpg)
도연 군 사망으로 이어진 차량 급발진 사고 당시의 모습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
지난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 1심에서 13일 운전자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13일 도현이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 2천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측 주장이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도현이 아버지는 "이번 판결은 기업의 논리를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도현이 가족측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급발진이 발생했고, 급가속 시 자동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이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도현이 가족측은 "약 30초 동안 지속된 이 사건 급발진 과정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며 "ECU의 결함에 의한 전형적인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경우 급발진이 약 30초 정도나 지속된 데다 차량 블랙박스에 "이게 왜 안 돼, 도현아"라며 소리친 할머니의 음성이 녹음돼 있어 급발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사건이 널리 알려지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재판 과정에서 국내 첫 사고 현장 실도록 주행 재현 시험, EDR 신뢰성 감정, 블랙박스 영상 음향분석 감정, ECU 소프트웨어 전문가의 최초 법정 증언까지 진행되며 2년 6개월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ECU 결함 주장에 대해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가속 페달 변위량이 100%였다'는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의 신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EDR의 사고 전 운행 기록이 저장되는 과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설령 ECU 결함으로 잘못된 주행 명령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런 오류가 가속 페달 신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했다. 즉, 설령 EDR에 결함이 있다고 해도 EDR의 오작동이 급가속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이 사건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으로 실도로 주행을 재연 시험한 결과, EDR 기록상의 속도와 그 차이가 시속 8∼14㎞로 크지 않고, 모닝 차량과의 추돌이 티볼리 차량 성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상황을 재연한 실험 상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도현이 가족측이 "가속 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았다"며 사고 당시 브레이크 등이 점등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티볼리 차량이 굉음을 내며 급가속 주행을 시작한 뒤부터 최종 충돌 시점까지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았으며, 브레이크 등의 점등도 ECU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제조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급가속 직전 변속레버가 N(중립)→D(주행)으로 변속됐다는 국과수의 분석과 계속 D 상태였다는 가족측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서도 국과수의 분석이 맞다고 판단했다.
가족은 음향 분석 감정사가 사고 직전 변속 레버를 움직이는 소리가 들이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변속레버의 조작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뭔가 '철컥'하는 듯한 다소 상이한 음향이 들린다"며 "음향 발생 시점의 엔진 회전수와 속도 변화 등에 비춰보면 운전자가 변속 레버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변속 레버를 D→N 또는 N→D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분석한 점을 근거로 변속 레버는 줄곧 D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음향 분석 감정 결과 발견된 '다소 상이한 음향'에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는 EDR 기록을 인정하면서 도현이 가족의 AEB 미작동 결함 주장을 배척했다. AEB는 60% 이상의 힘으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제조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운전자(할머니)가 가속 페달을 제동 페달로 오인해 가속 페달을 밟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이 사건 사고가 ECU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고 후 도현 군의 아버지 이 모 씨는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 씨는 "오늘 판결은 진실보다 기업의 논리를, 피해자보다 제조사의 면피를 선택한 것"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법정에 오기 전에 도현이가 묻힌 곳에 가서 승소문을 건네주고 왔다. 절대 이대로 무너지지 않고, 절대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겠다. 최선을 다해 입증 책임을 다해온 결과들이 단 한 가지도 인용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도재판 결과에 굴복할 수 없다"고 오열했다.
앞서 경찰은 '기계적 결함은 없으며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운전자인 도현이 할머니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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