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지하철 5호선 전동차에서 원 모씨(67)가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토치형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토요일 오전 8시 40분. 많은 승객들이 타고 있는 지하철 5호선 전동차에서 흰 모자를 쓴 방화범 원 모씨(67)가 갑자기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을 바닥에 쏟아부었다.
놀란 승객들은 황급히 뛰어 앞 뒤 칸 전동차로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임신부를 비롯한 일부 승객들이 바닥에 쓰러지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어 원 씨는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토치형 라이터로 휘발유에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고 화염이 전동차 내부를 가득 채웠다.
당시 전동차는 여의나루역을 떠나 마포역으로 향하던 중, 한강 밑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앞뒤 전통차로 대피한 상태였고, 전동차가 멈추며 열린 문을 통해 터널로 대피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고로 지하철 승객 3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원 씨를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로 원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당시 신고내역과 구급일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지하철 구조상 불길과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승객들의 생명과 안전을 크게 위협했고, 대규모 화재를 일으켜 유독가스를 확산시킨 행위는 승객들에 대해 테러에 준하는 살상행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하터널 대피영상을 분석한 결과 방화 당시 탑승객은 481명이었지만 현재까지 피해신고로 인적사항이 특정된 승객 160명에 대해 살인미수 피해자로 적시했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하철 방화를 결심하고 범행 열흘 전인 지난달 21일, 주유소에서 휘발유 3.6ℓ와 토치형 라이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씨는 주유소 업주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연료가 떨어진 오토바이 운전자로 가장해 페트병에 휘발유를 구입했으며 현금을 지불했다.
범행 전날에도 휘발유를 갖고 1호선과 2호선, 4호선 등을 번갈아 타면서 범행 기회를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씨는 방화와 함께 자신도 목숨을 끊겠다고 생각하고 재산을 정리한 뒤 친족에서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을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불리하게 나온 이혼소송 결과를 자신에 대한 모욕·공격 행위로 생각하는 피해망상이 다중이용시설인 지하철에 불을 지르게 했다는 것이다.
심리분석 결과 원 씨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이분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특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검찰은 원 씨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기고 25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사건 전모와 함께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DEMO] 고객요청 배너 - 기사 노출](/upload/banners/demo-articl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