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에 '사퇴' 박찬대 vs '동지애' 정청래...개딸은 누굴 택할까?

경선결과는 향후 당정 관계의 바로미터 될 것
강선우에  '사퇴' 박찬대 vs '동지애'  정청래...개딸은 누굴 택할까?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 중인 정청래(좌)-박찬대 의원

결국 자진 사퇴로 결말난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논란은 이재명 정권이 안고 있는 취약한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다.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의 진영논리와 일반 대중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클 때, 진영에 매몰된 판단과 선택이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에 대해 강성 지지층은 ‘사실이 아니며 진보정권의 발목 잡기’로 규정하고 임명을 요구했다.

 

일례로, 대표적 강성 지지자로 꼽히는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6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강 후보자는 ‘고용 갑질 안 한 의원으로 밝혀져’라고 해야 진실에 가까운 보도”라고 했다. 사실상 언론의 관련 보도를 오보로 규정하며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 지지층의 이런 입장은 이 대통령이 임명 강행으로 기울어진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중의 여론은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훨씬 우세했다. 진보진영의 주요 기반인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는 물론 여성단체들도 임명 철회 요구가 이어졌다.

 

강성 지지층의 주장과 대중의 정서가 충돌했다는 점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임명 때와 닮아있다.

 

늦었지만 이 대통령이 자진 사퇴 형식을 빌어 지명을 철회한 것은 당연하고 적절했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평가다. 만약 임명을 강행했다면 임기 초 국정 동력에 회복이 쉽지 않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물론, 이번 파동으로 이 대통령 리더십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인선 파동은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미묘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당 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강 전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 상반된 행보를 취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란 전제를 내세우면서 박 의원은 강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공개 권유한 반면 정 의원은 동지애를 강조하며 끝까지 감싸는 입장을 취했다.

 

박 의원은 사퇴를 통해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정 의원은 계엄 사태 등에 대응해 함께 싸우면서 쌓아온 의리를 강조했다.

 

두 후보자의 상반된 행보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거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아무도 꺼내지 못한 ‘자진 사퇴’를 공론화한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을 위해 ‘할 말을 하는’ 충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를 두고 선거 초반 20% 이상 열세인 박 후보자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의원은 권리당원의 62.65%, 박 의원은 37.35%의 지지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박 의원이 페이스북에 후보 사퇴를 권하는 글을 올린 지 17분 뒤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실의 의중이 전달된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의 사퇴 권유는 당 대표 선거에 대한 명심(이 대통령의 심중)이 반영된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사퇴 권고가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됐을 것이란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반해 정 의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강 전 후보자와의 동지애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며 “지금은 우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당원 중심으로 단결할 때”라고 했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민주당은 당초 당대표 경선을 지역을 돌며 순회 경선으로 진행 중이었지만 폭우 피해를 고려해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때 통합해 진행한다.

 

할 말을 하는 대표와 동지애로 지지층 단결을 강조하는 대표. 민주당 지지자들이 누굴 선택할 지는 이번 민주당 대표 경선의 새로운 관전포인트이면서 당정 관계의 앞날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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