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정청래...'1인1표'부결로 리더십 타격

경고등 켜진 정청래...'1인1표'부결로 리더십 타격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앙위원회 표결에서 '1인1표제'가 부결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한 '1인1표제'가 5일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는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정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기댄 강성 리더십에 친명 지지층의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중앙위를 열어 '1인1표제'와 '지방선거 호보경선룰'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 표결을 실시했지만 모두 과반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1인1표제에 대한 투표에선 중앙위원 596명 중 37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명(72.65%), 반대 102명(27.35%)로 재적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또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관련 당헌 개정안에는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79.62%(297명), 반대 20.38%(76명)로 역시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당내 적잖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표 경선 공약임을 내세워 강하게 추진해온 '1인1표제' 등이 부결되면서 당 안팎에서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현역 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지역위원 등으로 구성되는 중앙위 투표에서 쉽게 통과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상당수가 표결에 불참한 데다 찬성표가 과반을 훨씬 밑돌자 강성 당원에 의존한 정 대표의 당운영방식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 근저에서는 정 대표 지지층과 이 대통령 지지층의 균열이 작동했다. 사실상 당 대표경선에서부터 갈라지기 시작한 양측의 지지층은 정 대표가 당을 이끄는 과정에서 더욱 분화가 심해졌다. 특히 지난달 초 강훈식 비서실장이 민주당의 '재판중지법' 추진에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공개 표출하는 등 당과 대통령실의 잣은 엇박자 행보가 이어지며 양측 지지자들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또한, 정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 기반이 취약한 점도 이번 표결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대표 시절 공천을 받은 인사들이다. 당과 대통령실이 엇박자를 내면서 당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친명의원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 대표는 진보진영의 강성 지지층에 더욱 의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정 대표가 당의 공식행사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당 일각에선 정 대표의 이런 행보가 1인1표제 도입을 통해 당원의 영향력을 높인 뒤 대표에 재선하겠다는 구상으로 보고 있다.   


'1인1표제'부결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민주당 지지율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부담이 된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3주째 상승하며 62%로 조사됐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43%로 대통령 지지율에 비해 크게 낮다. 정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해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교롭게 이날 갤럽이 함께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조사 결과도 미묘한 파장을 가져왔다. 이 조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의 지지로 1위, 김민석 총리가 2위(7%)였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가 각 4%로 공동 3위였고, 정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3%의 지지율로 공동 5위였다.


이 대통령의 뒤를 이어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차기 대선 레이스에 유리해졌다는 분석과 달리 대통령 집권 초기 거대 여당 당대표에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에 비해서는 기대를 크게 밑도는 지지율이다.   


다만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이번 일로 정 대표의 당 장악력이 다소 약화될 수는 있겠지만 강성 지지층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더 결집할 수 있다고 했다. 당원들은 '1인1표제'를 강하게 원하고 있고, 이번 개정안이 부결된 데 대해서도 중앙위를 구성하는 대의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정 대표는 이날 부결이 발표된 직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공천' 건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수정안을 내 재의결하되 1인1표제는 당장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 졸속 추진에 대한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면서 임기 안에 1인1표제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은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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