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범여권인 정의당이 전날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국민의힘도 2일 "헌정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검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모든 수사와 기소를 수사 대상으로 하고,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권한까지 특검에 부여하면서 다수당의 힘을 믿고 금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헌법에서 규정한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는 데 공감한다. 대통령 관련 사건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수사하게 하고, 이미 기소돼 1심이 진행 중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게 한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사법부에서 진행 중인 재판을 행정부 소속인 특검이 중단시키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한다면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스스로를 사면하는 ’셀프 사면‘의 모양새가 된다.
민주당에선 채상병특검이 박정훈 전 해병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기소를 취소한 전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대령의 경우 특검을 임명한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한다면 법치주의의 금도를 흔드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판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이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들도 이 점을 의식해 기존엔 없던 편법조항을 삽입했다. 각 정당이 추천한 특검을 대통령이 3일 안에 의무적으로 임명해야 하며, 만약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했다. 이 대통령에 쏠릴 수 있는 책임 문제를 피해 가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데 따른 위헌 논란을 회피할 의도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마저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다.
특검은 민주당ㆍ국민의힘ㆍ조국혁신당이 각 1명씩 후보를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주당이 특검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 당시 정적 제거를 목적으로 검찰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진행됐던 조작 수사와 조작 기소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례 없는 공소 취소 권한 부여와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등의 무리수를 두면서 오히려 법안의 저의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는 조작기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여당이 공소 취소를 목적으로 시나리오에 따라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국정조사 결과를 명분으로 특검을 출범시킨 뒤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해 이 대통령 관련 공소를 모두 취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소취소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다면 증인선서를 하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지금의 민주당 행보는 박 검사가 예고한 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여권 내에서도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조작기소국정조사위원으로 활동한 한 의원은 “특검법이 발의된 당일(지난달 30일) 오전까지도 공소취소 권한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며 “솔직히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특검법은 헌정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전면 부정하는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헌법상 일사부재리 원칙마저 무시하고 재판 중인 사건을 강제로 뺏어오는 것도 모자라, 검사 대신 입맛에 맞는 변호사를 앉혀 대통령의 공소를 취소하게 하겠다는 위헌적 발상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도 전날 "공소 취소 길 내는 특검법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특검법 구조상 본인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지니는 특검을 본인이 임명하는 꼴"이라며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절차"라고 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의원 등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한편, 특검팀 규모는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150명, 파견공무원 170명 등 최대 350여 명으로,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보다 크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 외에 기본 90일이며, 30일씩 2회 자체 연장과 대통령 승인에 의한 1회 추가 연장이 가능해 최장 180일간의 수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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