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에프엠뉴스
대통령실의 MBC 경영진 교체 시도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등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새 이사진 임명의 효력을 중지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방문진의 새 이사가 임명될 경우, 현 이사진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다"며 "임명 처분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 3명은 여당이 1명 야당 교섭단체가 2명을 임명한다.
지금은 여권에서 임명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두 사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방통위는 이들 두 사람만으로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새로운 이사 6명을 임명했다.
이에 현 방문진의 권 이사장 등이 '임명 절차에 문제가 있어 무효'라며 소송을 냈고, 동시에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새 이사들의 직무 수행을 막아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에 법원은 원고측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날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현행 규정에 방문진 이사는 새 이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만약 법원이 권 이사장 등의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고, 새 이사진이 업무를 시작할 경우 현재의 방문진 이사들은 직무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본안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2인 체제'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들을 임명한 것이 과연 절차적으로 정당한지 여부를 본 재판에서 충분히 다퉈볼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단지 2인의 위원으로 중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것은 방통위법이 추구하는 입법목적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31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임명된 직후 곧바로 2인 체제에서 6명의 새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 국회 과반을 점한 야당이 이 위원장의 탄핵을 천명한 상태에서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가 되기 전에 새 방문진 이사들을 서둘러 임명한 것이다.
방통위는 즉시 항고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는 점을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방통위가 항고하면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판단한다. 항고심 결과가 나와도 어느 한쪽이 불복하면 재항고도 가능하다.
만약 항고나 재항고에서도 이날 결정과 달라지는 것이 없고, 본안 재판으로까지 이어지면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즉 현재의 방문진 이사체제가 그대로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MBC 경영진을 교체하려는 대통령실의 계획도 상당 기간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장은 다른 방송사로 확대될 수도 있다. MBC에 앞서, 2인 체제로 진행된 KBS 이사회 재편, YTN 최대 주주 변경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도 문제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법원 결정이 나오자 "반칙과 불법으로 점철된 MBC 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정상화가 사법부의 돌발적인 결정으로 중대한 지장이 생겼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MBC는 "칼바람을 막아준 법원에 감사한다.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역사적인 결단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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