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에프엠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되면서 사상 처음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상폭이 역대 두 번째로 작은데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커서 현장에서의 노사 충돌은 더 격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9860원보다 170원 오른 것으로, 한달 월급으로는 209만6270원으로 3만5530원 오른 수준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1만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며, 노동계가 처음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을 시작한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최저임금은 5000원에도 못 미쳐, 1만원 주장은 헛된 꿈이란 반응도 있었으나 결국 12년 만에 이 꿈이 실현됐다.
하지만 인상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아 소비자 물가 상승률 2.6%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장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실질임금은 사실상 삭감됐다"면서 "1만원이 넘었다고 역사적이니 뭐니,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7%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경제계는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이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은 “취약 업종은 더 힘든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며 유감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경영난이 더 커지고, 여기에 당장 다음달부터 배달 중개 수수료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인건비와 배달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수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수수료와 인건비 인상이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수익 유지를 위해 음식값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제 소상공인은 신규 고용은 시도하기조차 어렵고, 고용 유지까지 고심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추가 인원 고용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매장 자동화·무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비용 부담이 제품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다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겨우 열리게 됐지만, 경제적 여건은 여전히 녹녹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자 물가 인상률에도 못미치는 역대 두 번째 작은 인상률에 반발한 노동계는 임금 인상 투쟁을 본격화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다.
또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시급한 민생 문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해 나갈 정부의 정책 대처 능력이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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