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신속 판결은 ‘조희대의 소신이었다’...보수 우세 대법, 어떤 결론 내릴까?

'대선 전 결론지어 불확실성 없애야'
이재명 신속 판결은 ‘조희대의 소신이었다’...보수 우세 대법, 어떤 결론 내릴까?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선거법위반 판결이 전례 없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데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소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대법원 사정에 밝은 법조계 인사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유력 대선 후보의 피선거권이 달려 있는 만큼 대선이 본격화되기 전에 최대한 신속히 결론을 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재판 진행을 서둘렀다고 한다. 선고가 선거 기간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사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결정된 직후 대법관들을 상대로 전원합의체 회부와 신속한 재판 진행을 염두에 두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조 대법관은 취임 때부터 선거법위반 사건의 신속한 재판을 강조했고, 지난해에는 22대 총선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전국 법원에 권고문을 보내 ‘선거법규정 대로 1심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는 “후보 등록이 된 이후에는 어떤 판결이 나와도 후보들에게 유불리가 작용할 수 있고, 대선이 끝날 때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대선 기간 내내 최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선이 끝난 뒤에는 불소추특권에 대한 해석 문제 등을 놓고 대법원이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부담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유력 대선 후보가 선거 목전에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도 있는 판결을 앞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며 “대법원으로서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해서 재량을 발휘해 최대한 신속한 판결을 이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또한 “대법원 심리가 법리해석의 문제여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릴 이유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재판관들이 평의를 열어 의견을 모으는 방식과는 달리 각자 의견을 내 다수 의견으로 판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법원장을 비롯한 재판관 누군가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모아가기는 어려운 구조여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24일 열린 이 사건 두 번째이자 마지막 회의에서 대법관은 판결에 대한 각자 입장을 제시해 결론은 정해진 상태다.  


1일 판결을 앞두고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대선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즉 2심 무죄 판결을 뒤집는 파기환송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2심 판결이 뒤집히는 확률 자체가 워낙 낮은 데다 그것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만, 14명의 대법관 중 판결에 참여하는 12명 대법관의 성향 면에서 보수가 훨씬 수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12명 대법관 중 명확하게 진보로 분류되는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하면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노경필.엄상필.오준석 대법관은 보수성향, 마용주.박영재 대법관은 보수에 가까운 중도, 나머지는 중도로 분류된다.


이 같은 대법관의 보수 우위 구도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판을 이례적으로 서두르는 이유가 이재명 후보에 불리한 판결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판결은 12명 대법관이 각자 유무죄 의견을 내고 다수결로 결정한다. 만약 6대6으로 의견이 엇갈리면 대법원장이 낸 의견을 따른다. 재판장은 선고 시 사건의 사실관계, 법률상 쟁점을 설명하고 소수의견이나 보충의견이 있으며 그 요지도 모두 설명한 뒤 주문을 선고한다. 이 사건은 1심 유죄, 2심 무죄로 엇갈린 만큼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판결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거나, 2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파기환송하는 2가지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기각되면 이 후보는 무죄가 확정되고, 파기환성되면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이 유죄 취지로 판결을 다시 하게 된다. 재심 결과에 따라 피선거권의 박탈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 경우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대선이 진행된다. 


대법원이 유죄 선고까지 하는 '파기자판'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화될 확률은 거의 없다. 거의 전례가 없을 정도로 드문데다 이 사건의 경우 2심에서는 무죄선고를 하면서 형량을 정하는 양형 심리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고는 1일 오후 3시 대법원 대법정에서 이뤄지고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 후보는 2021년 대선후보 신분으로 방송에 출연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하고, 국정감사에 나와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선거법위반(허위사실을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지만 2심은 이 후보 발언이 '인식' 또는 '의견 표명'에 불과해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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