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부토건, 우크라 재건 '주가조작'으로 264억 챙겨](/upload/articles/5107/title-image-6874ebb46db66.jpg)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재료로 두 달 새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하는 과정에서 264억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포착했다.
삼부토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공모자이면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린 뒤 주가가 폭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 대화방에서 김 여사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의 구명을 자신이 청탁했다고 언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이용한 주가조작에 김 여사와의 친분을 동원했을 것이란 추측이 끊이질 않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특별검사팀은 삼부토건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264억원을 챙긴 사실을 확인하고 이 회사 이일준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 등 전현직 고위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조사결과 삼부토건의 주가조작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드러났다.
주가조작 앞두고 이뤄진 이상한 기업인수
삼부토건은 2022년 2월15일 디와이디라는 작은 화장품회사에 인수된다. 디와이디의 최대 주주는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으로 M&A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디와이디는 2022년 기준 연간 영업이익 5억원에 현금성 자산이 20억원도 안 되는 작은 업체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에 비유되며 뒷말도 많았다.
이 회장이 삼부토건을 인수한 지 석 달 정도 지난 5월17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지원계획을 발표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라호텔에서 우크라이나 스비리덴코 제1부총리와 만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차관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개도국 정부에 장기·저리로 빌려주는 자금이다. 이날은 이종호 전 회장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지 3일 후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거창한 평가를 내놓았고, 5월 19일 주식시장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테마를 형성하며 관련 주들이 큰 폭 상승했고 삼부토건도 9.6% 올랐다.
5월 22일에는 폴란드에서 열리는 글로벌재건포럼에 삼부토건이 초청됐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건설업체 시공능력을 보여주는 도급 순위 70위에 불과하고, 해외건설 경험이 전무한 삼부토건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재건사업에 초청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우크라 재건사업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포럼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때부터 삼부토건 주가는 연일 폭등을 이어가며 5월 22~23일 이틀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부토건 주봉차트
삼부토건은 5월 23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재건포럼에서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코노토프시와 재건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주가는 4거래일 만에 두 배 넘게 폭등했다. 이후에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 달도 되지 않아 주가는 3배 넘게 올랐다.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264억원 현금화
그런데 6월22일 주가가 3,950원으로 상승한 시점에서 이상한 거래가 발생한다.
삼부토건은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디와이디에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즉, 삼부토건이 250억원 어치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 대주주인 디와이디에 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4일 후 디와이디는 자사 보유 삼부토건 주식의 40%(1750만주 중 750만주)가 넘는 주식 264억원어치를 갑자기 처분해 버렸다. 디와이디가 보유한 삼부토건 지분은 8.85%에서 5.06%로 낮아졌다. 디와이디가 밝힌 이유는 삼부토건에서 발행한 유상증자 자금 마련과 현금 유동성 확보였다.
이후 디와이디는 주식을 판 돈으로 6월 30일 삼부토건이 발행한 유상증자 물량 659만주를 다시 사들이면서 지분은 8.12%로 높아져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대주주에게 파는 조건으로 신주를 발행하고, 대주주는 보유 지분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신주를 다시 사들인 것이다. 주가가 폭등한 시점에서 이뤄진 이 이상한 거래를 통해, 이일준 회장은 264억원의 거액을 챙겼다.
주가를 올려놓고 차액을 챙기기 위해 편법 유상증자를 활용한 것이다. 증권범죄를 담당했던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런 유형의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는 주가조작에 사용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며 주가는 몇 달 후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갔다. 허망하게 끝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는 대주주 이일준 회장에게 수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안겨주고, 피해는 고스란히 작전의 재물이 된 개미투자자들게 돌아갔다.
며칠 후인 7월 15일,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극비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년의 1억 달러에 이어 1억5천만 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이벤트로 삼부토건 주가는 17일 5,500원의 최고가를 찍었지만 곧바로 하락 반전하면서 1년 후엔 150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특검은 삼부토건의 주가조작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정황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일준 회장과 이종호 전 대표 등 이 사건 연루자들이 자본시장에서 이른바 ‘기업사냥꾼’ ‘M&A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며 작전세력으로 알려져 있는 점에 주목하며 이들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가조작에 조직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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