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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임에도 여전히 야당처럼 싸움에 매몰돼 반복적으로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통령실이 폭발했다. 대통령의 성과와 메시지가 민주당이 촉발한 정쟁으로 번번이 묻히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중지하는 이른바 ‘재판중지법’을 이달 안에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불쑥 밝혔다. 여당이 즉각 반발했고, 언론에서도 이재명 대통령 한사람을 위한 입법이라며 비판이 잇따랐다.
에이펙 정상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재판중지법’ 입법을 들고 나오면서 정쟁에 불을 붙였고, 에이펙 회의 성과는 하룻 만에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 마치 당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덮으려는 작정한 것 같은 행보에 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의 심기는 매우 불편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에이펙이 성공적으로 종료되고, 가시적 성과도 거둔 만큼 국민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등 후속 작업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재판중지법 논란으로 계획이 꼬이게 됐다. 특히 여야 대표와 회동을 다시 갖고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도 있지만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다.
대통령실이 특히 불쾌하게 느끼는 것은 마치 의도한 것처럼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연설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 출석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 대통령 연설은 묻혀버렸다.
당시에도 ‘당이 조희대 청문회를 강행하면 같은 날 이 대통령의 UN연설이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런 지적에 “지금 중요한 건 내란을 청산하고 종식하는 것과 침대축구처럼 늘어질 가능성이 큰 내란 재판 지연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종식이라는 시대정신과 시대 과제가 대통령 UN연설 의미를 희석시키거나 퇴색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지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민주당은 특검법개정안 등을 둘러싸고 강성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마치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도 대통령실은 당의 행보에 매우 못마땅해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당의 계속된 엇박자가 이번에도 재발하자 더 이상 묵과해선 안된다는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에 대통령실은 2일 밤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재판중지법 처리의 철회를 요구했고, 당은 이날 오전 당 지도부 논의를 거쳐 박 수석대변인이 재판중지법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의 입장이 하루 만에 돌변한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들이 나오자 대통령실에서도 강훈식 비서실장이 직접 브리핑을 열어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문제에 비서실장이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대통령 의중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강 실장의 언급에는 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이 대통령의 재판은 헌법에 따라 중지되는 것이 당연하고, 설령 판사가 재판을 재개한다 해도 위헌 심판 등을 통해 대응하고, 그때 법 개정을 추진해도 늦지 않은데 꼭 이 시점에 그 문제를 꺼내야 했냐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이지 말라”며 여당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 여권인사는 "민주당이 여당인데도 여전히 싸움에 목숨을 거는 야당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이 강성 지지층에 끌려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 경선에서 이 대통령의 마음이 박찬대 후보에 가있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고, 이로 인해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호흡이 잘 맞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과 대통령실이 엇박자를 내는 밑바탕에는 이런 두 사람 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냐"고 했다.
당 안팎에선 그동안 물밑에서 이야기되던 이른바 ‘명청(이재명, 정청래)갈등’이 수면 위로 부각된 것이며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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