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중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며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으로 가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일 내년 예산안을 설명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서 연설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밖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내란특검이 계엄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항의하기 위해 이날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검은색 상복에 마스크를 쓰고 항의시위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이 현관으로 들어서자 일부 의원들은 "재판 받아" "범죄자" 등을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 현관으로 들어서며 시위대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잠시 멈춰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채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등을 규탄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남색 정장 차림에 짙은 남색 텍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6분쯤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여당의원들은 중앙 통로에 출입문부터 양쪽으로 늘어서 입장하는 이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고 악수를 나누며 환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앙통로 출입문 제일 앞에서 이 대통령가 출입문으로 들어서기 직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와 눈은 마주치지 않은 채 스쳐가며 악수만 나누고 그대로 지나쳤다. 통로를 지나는 동안 몇몇 의원들과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기도 했지만 정 대표에겐 별다른 언급 없이 그대로 지나쳤다.
여당 대표에게 예우 차원에서 악수와 함께 간단히 인사말을 주고받는 이전의 관행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 '재판방지법' 추진을 놓고 전날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대통령실의 격앙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단에 오른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운 빈 좌석을 보며 "좀 허전하군요"라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외의장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불참을 선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좌석은 비어있다.
22분간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33차례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APEC회담 성공을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언급하자 박수와 함께 큰 소리로 환호했다.
야당의 보이콧을 의식한 이 대통령은 연설 마지막에 "비록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이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다. 퇴장하는 통로에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의 의원들이 도열해 있었고 이 대통령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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