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가 지난 2023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명품백과 메모가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아크로비스타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는데 가방은 프랑스 명품업체 로저비비에사의 클러치백이었고, 메모에는 ‘남편의 당 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가방과 메모가 전달된 때는 김기현 의원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였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명품 가방과 메모가 윤 전 대통령이 김 의원의 당대표 선출을 도와준 대가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특히 당시 통일교 윤영호 본부당과 구속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켜 당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당시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당내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김 의원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4개월 앞둔 2022년 10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26%, 안철수 10%, 나경원 10%를 기록했고 김기현 의원은 3%에 불과했다.
한달 반이 지난 12월 첫째 주 뉴시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유승민 33.6%, 나경원 12.5%, 안철수 10.3%였으며 김기현 의원은 4.9% 그치며 주호영 의원(4.8%)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국한한 조사에서는 나경원 22.9%, 안철수 15%, 유승민 13.9%, 주호영 10.1%, 김기현 9.8%였다. 이때부터 친윤진영에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통령과 호흡이 맞는 인사를 당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띄우던 때다.
전당 대회를 석 달 앞둔 시점에서 일반여론조사에선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고, 국민의힘 지지층에 조사에서도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높았던 반면 김기현 의원은 여전히 5위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023년 1월3일 전당대회 일정을 3월8일로 확정-발표하면서 선출방식을 일반여론조사 30%-당원 70%인 기존 선출방식을 당원 투표 100%로 변경했다. 이유는 역선택 방지와 당을 대표하는 당대표는 당원들이 뽑아야 한다는 것과 함께 윤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와 호흡이 맞는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논리였다. 당을 이끌고 있던 정진석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 방식에 대해 '국민여론조사가 아닌 당원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 두고 당 안팎에선 당원 100%로 경선룰을 변경한 실제 이유는 일반 여론조사를 썩게 되면 비윤 중도성향의 후보가 유리할 수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무렵 여권에는 이른바 '김장연대'라 해서, 김기현 의원과 대표적 친윤인사인 고 장재원 전 의원이 연대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후보 등록을 앞둔 2023년 1월에는 당내 친윤 의원들이 김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골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두 배 가까이 앞서자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나 의원 출마가 분열-갈등을 조장한다'며 출마를 자제해 달라는 비공개 연판장을 돌렸다. 1월 12일 한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나경원 의원이 30.7%로 2위 김기현 의원(18.8%)을 크게 앞섰고 유승민 전 의원은 14.6%로 3위였다.
나 의원은 결국 전방위 압박에 버티지 못하고 1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친윤계 의원 주도로 나 의원을 주저 앉힌 것이다. 이후 나 의원이 두문불출하며 당 분위기가 나빠지자 연판장에 참여했던 친윤계 초선의원 10명이 찾아가 김 의원 지지에 동참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나 의원의 출마를 저지하고 당원100%로 선출 방식을 바꾸면서 선거 구도는 김기현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반면 일반 여론에선 강세지만 당심에서 밀려난 유승민, 안철수, 천하람 등 비윤 중도 계열 후보는 불리한 구도가 됐다.
여기에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영호 당시 통일교 본부장과 모의해 통일교 신도 수만명을 당에 집단 가입시켜 김 의원을 지원한 정황이 특검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서 후보들을 상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를 상대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후보는 30~35%, 안철수 25~30%, 천하람 10~15%, 황교안 10%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당원투표 득표율은 김기현 52.9%, 안철수 23.4%, 천하람 15%, 황교안 8.7%로, 김 의원이 과반의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실제 경선에서 김기현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이상하리 만치 높게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강력한 지원과 영향력에 힘입어 김기현 의원은 당 대표에 여유 있게 당선됐고, 이에 김 의원의 배우자가 명품가방과 감사하다는 메모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DEMO] 고객요청 배너 - 기사 노출](/upload/banners/demo-articl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