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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통일교의 정치권 인사 금품제공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8월 김건희특검 조사에서 여야 유력 정치인들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자술진술서를 작성한지 3개월만이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0분쯤 김건희특검으로부터 통일교 관련 사건 기록을 넘겨 받아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은 공소시효를 고려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에 '특별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장은 그동안 내란특검에 파견됐던 박창환 총경(중대범죄수사과장)이 맡는다.
문제는 공소시효가 워낙 임박해 경찰 조사가 시간에 쫓기게 됐다. 특검은 이 사건을 경찰에 넘기면서 정치자금법과 뇌물죄를 적용했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정치자금법은 7년이다.
윤 전 본부장 진술에 의하면 이날 사의를 표명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8~2019년 중 천정궁을 방문해 한학자 총재에게 인사한 뒤 현금 4000만원과 명품 시계 2개를 받았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 진술이 사실이고 그 시기가 2018년이라면 7년째 되는 올해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경찰이 이 사건을 경찰의 3대특검 특별수사본부에 배당하지 않고 전담팀을 따로 구성해 수사속도를 높이는 것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자금법 시효가 만료되면 뇌물죄 적용 가능성만 남는다. 하지만 뇌물죄의 경우 형량이 더 무겁긴 하지만 정치자금법에 비해선 입증이 훨씬 어렵다. 정치자금법은 받았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는 훨씬 어려운 단서가 붙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정치인이 뇌물죄로 기소되는 일은 드물고, 유죄가 확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뇌물죄로 처벌 받은 정치인은 2017년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이 거의 유일하다. 201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3개월과 벌금 1억570만원이 확정됐다.
통일교로부터 1억원의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사례를 보면 윤 전 본부장은 돈을 전달한 뒤 일자와 장소, 액수 등의 근거를 남겼을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본부장 진술이 사실이라면 날짜 등을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어 공소시효는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정치인 금품 제공 진술에 대해 수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달 내사 사건 번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법상 인적·물적·시간적으로 특검의 범위를 벗어난 사안이어서 국수본으로 사건을 이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권 유력 인사들이 관련된 것에 부담을 느껴 의도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건희특검이 경제지 기자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우호적인 기사를 부탁한 김건희 여사의 '집사 게이트’ 공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를 배임증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사건과 아무 관련성이 없는 국토교통부 서기관의 뇌물 수수 사건을 기소한 것과도 배치되는 주장이다. 만일 돈이 전달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공소시효로 인해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일이 발생하면 김건희특검은 책임론과 함께 거센 역풍이 불 수 있다.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수사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미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특검론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또한 경찰 입장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 분리하는 검찰개혁이 진행되고, 그만큼 경찰 권한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경찰의 수사력과 정치적 중립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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