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숨진 아리셀 공장 화재 …"비상구 있는지도 모르고 죽어"

총체적 부실 …"아리셀, 첫 군납 때부터 품질 검사 조작"
23명 숨진 아리셀 공장 화재 …"비상구 있는지도 모르고 죽어"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현장/에프엠뉴스

지난 6월 말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이 처음 군납을 시작할 때부터 품질 검사를 조작하고 납품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정을 진행하다 사고를 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공정과 이로 인한 불량전지 생산이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으로 파견된 근로자 대다수는 공장 안에서 비상구가 있는지도 몰랐고, 폭발이 일어난 뒤, 3, 40초가량 탈출할 시간이 있었지만 근로자 대부분이 출입구 반대편에서 빠져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노동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아리셀 화재 사고 첫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리셀은 지난 2021년 처음 일차전지 군납을 시작할 때부터 품질 검사용 전지를 따로 제작하고 시료를 바꿔치기 하는 등의 수법으로 국방기술품질원의 검사를 통과했다. 


아리셀은 이런 방법으로 2021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47억 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했지만 지난 4월분 납품을 위한 국방기술품질원 검사에서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재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러자 이 회사는 하루에 5천 개 생산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기한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제조 공정에 들어가면서, 5월에는 신규 근로자 53명을 투입했는데 충분한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비숙련공이 작업에 투입되면서 기존 2% 수준이던 아리셀의 제품 불량률이 사고가 발생한 6월에는 6.5%까지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공정 중에 케이스가 찌그러지거나 구멍이 생기는 등 이전에 없던 불량이 발생했지만 공장 측은 케이스를 우레탄 망치로 쳐서 억지로 결합하거나 구멍을 재용접하는 등 생산을 강행했다.


지난 6월 8일 이후에는 아예 발열전지 선별작업을 중단하고 분리·보관해오던 발열전지도 제품화했고, 특히 사고 이틀 전에는 전해액 주입이 완료된 발열 전지 1개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인 분석이나 적정한 조치 없이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했다.


경찰은 이런 무리한 과정을 거쳐 결국 불량 전지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명피해가 컸던 것에 대해서도 공장 안에 있는 비상구가 비상시 빠져나가야 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불이 난 곳으로 향해있는 등 비상구 설치규정을 위반하고 비상대피로 확보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소방안전관리 대상이었지만 아리셀 측은 피난 경로 등이 포함된 소방계획서를 작성하지도 않았고 대피 훈련 등 안전 교육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셀의 인력 공급 업체인 메이셀이 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법으로 파견된 근로자 대다수는 공장 안에서 비상구가 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이 일어난 뒤, 3, 40초가량 탈출할 시간이 있었지만 근로자 대부분이 출입구 반대편에서 빠져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숨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아리셀 대표 등 1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 회사 관계자 4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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