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엠칼럼] 가상화폐의 두 얼굴과 한국은행이 놓친 것](/upload/articles/1695/title-image-6732adbc9f90a.jpg)
트럼트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0% 가까이 상승했다.
이 배경에는 가상화폐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트럼프는 3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에 대해 ‘사기’라고 하면서 "달러와 경쟁하기 때문 도저히 좋아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상화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원유를 보유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을 재무부가 전략적으로 보유하겠다고 했다.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사들이겠다고 하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비트코인이 갖는 양면성에서 기인한다. 화폐인 동시에 자산의 성격도 갖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라고도 하지만 ‘가상 자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달러와 경쟁한다’는 측면은 화폐로 본 것이고, 석유처럼 보유하겠다는 것은 자산의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다.
애초에 미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등장을 경계했다. 세계의 통화로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트코인이 나온 배경도 미국의 국익에 따라 연준이 마음대로 좌우하는 통화정책에서 독립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비트코인에 냉소적이었다. 변동성이 너무 크고, 실질적인 내재가치가 없는 점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통화 수단, 즉 화폐로서 정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상자산의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기축통화국 미국이 비트코인을 비축하게 되면 가상자산의 가치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높아진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비축하는 것처럼 금 대신 비트코인을 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21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그동안 사들인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최근 90%에 이른다고 한다. 법정통화로 지정할 당시만 해도 세계 금융시장은 의아함과 조소 어린 시각으로 바라봤지만 결과적으로 선경지명이 있었던 셈이다.
가상화폐가 가상자산으로 재인식되면서 비트코인은 달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금과 경쟁하거나 대체제가 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가 금융시장에서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구축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고, 여전히 불확실성도 크다. 투자자들은 이 점을 감안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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