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엠칼럼] 아빠, 윤석열 찍었지...?](/upload/articles/2313/title-image-6760471e3c569.jpg)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 탄핵안이 가결된 주말. 그나마 마음이 놓이고 송년회를 재개하라는 국회의장의 말도 생각나 소주나 한잔 하려고 ‘탄핵기념 저녁’을 먹자고 했더니 온 가족이 모였다. 막 집을 나서려는 데 큰딸이 고소하다는 듯이, 아니면 비밀을 알아챘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허를 찔렀다. 아빠, 윤석열 찍었지?
나는 찍었다, 안 찍었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 “뭘 그런 걸 물어? 어쨌거나 그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을 찍었는데 그 사람들이 다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날 줄 알았겠냐”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발 ‘계엄령설’을 가짜뉴스 취급했고, 실제 계엄이 계획되고 있을지도 모를 때 명태균 발 ‘오빠’에만 정신이 팔려서 ‘그 오빠들은 다 잘 있나’라며 심각한 국정을 통탄하고 질타하기보다는 ‘오빠들(윤석열 포함)이 다 잘하고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나마나한 물러빠진 언설을 했던 것이 기억나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을 통찰하지 못하고, 무겁고 심각한 것도 애써 가볍게 보려는 성정(性情)때문일 진대 잘 바뀌질 않는다. 반성한다.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윤석열의 이미지는 널찍한 이마를 가렸던 수북한 앞머리의 촌스러움과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직함이었다. 그는 '국정원댓글조작사건'을 수사하던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윗선의 개입으로 수사가 어렵다’며 부당한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유례 없는 검찰 내 하극상이자 항명이었지만 그가 ‘강골 검사’로 알려지게 된 계기였다. 기자의 고향인 여주지청장이기도 해서 더 관심이 갔다.
대검 중수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잘 나가던 그는 이 항명사건으로 한직을 떠돌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올랐다. 하지만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검찰 개혁에 반발하며 정권과 갈등을 빚었고 그것이 대선 후보가 되는 자양분이 됐다.
그가 대통령이 된 데는 옳다고 생각하면 물러서지 않는 강직함(돌이켜보면 고집불통),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인한 전 정부에 대한 실망감, 조국 사태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탄핵심판은 차치하고 계엄군을 출동시킨 지휘부가 속속 구속되는 가운데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기관의 칼끝이 빠르게 용산으로 들이대어 지고 있다. 소환조사 통보와 불응, 체포 검토 등의 속보가 쏟아지고 있다. ‘야당에 대한 경고 차원’, ‘두 시간 짜리 내란이 어디 있나?’라고 했지만 속수무책인 형국이다.
자유 우파라지만 대통령처럼 극우 유튜브를 자주 보는 시골 아버님이 요즘 말을 줄이셨다는 전언에 마음이 편치 않다.
바라건대 윤 대통령은 극렬지지층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혹여 체포당하지 말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제 발로 경찰서나 검찰청으로 걸어 들어가 법률가 답게 항변하길 바란다.
![[DEMO] 고객요청 배너 - 기사 노출](/upload/banners/demo-articl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