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면 보자"...정부·학교 엄포에도 의대생 수업거부 확산

"정권 바뀌면 보자"...정부·학교 엄포에도 의대생 수업거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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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생들이 제적을 피해 대부분 수강신청은 했지만 수업정상화까지는 난망한 상태다.


학교측은 유급 처분을 밝히고, 정부는 내년 의대 증원 동결을 철회하겠다며 학생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13일 의과대학과 의사단체 등에 따르면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등 상당수 대학은 수업거부를 통해 정부의 의료개혁 저지 투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가톨릭대·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학생대표는 지난 9일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의 책임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신입생들도 수업거부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이 다시 수업 거부 태세로 돌아가자 학교는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유급처리 등 학칙 대로 절차를 밝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같은 학사유연화 등의 양보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10일 본과 3.4학년 110여명에 대해 유급처분을 결정했고, 연세대는 오는 15일 수업거부 학생에 대해 유급처분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학교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유급인 데 실질적으로 학생들을 압박할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2년 졸업이 지연된다고 해서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에 따라 유급이 2~4 차례 이상 누적될 경우 제적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시간 여유가 있다.


사실, 유급의 부담은 학생이 아니라 정부와 학교측에 돌아갈 수 있다. 올해 의대생들이 유급처리되면 내년 1학년 수강생은 3개 학번 학생들이 한꺼번에 듣게 되면서 1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부담은 학생이 아니라 정부와 학교측이 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시간은 정부 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의대생들의 판단이다.  


의대생들 커뮤니티에는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학사일정 조정 등 정부의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어떤 식이든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 의료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새 정부와 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서울지역 한 의대생은 "정부가 마치 학생들을 배려해서 물러서고 양보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있지만 거기에 넘어갈 학생들은 없다고 본다."며 "처음부터 아무 대안 없이 잘못된 의료 개혁을 불쑥 던져 놓고 수습을 못하니까 '내년 정원 동결'이란 미봉책을 앞세워 학생들을 복귀시키고 보자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부는 문제 해결이 급해졌겠지만 우리가 맞춰줄 이유는 없다. 의대생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현재의 의료개혁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꿴 것이기에 일단 철회부터 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간부 출신의 한 인사는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의료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지 않는 한 정부와 협상을 가질 이유가 있겠냐."며 "어차피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될 상황에서 협상을 해도 대선 과정에서 후보 측과 하거나, 대선 이후 새정부와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까지 의대생 '전원 복귀' 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린다고 발표했다. '전원복귀'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상수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달 초 예정했던 내년 의대정원 발표를 미루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집단수업거부를 결의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어 '정상수업' 여건이 조성됐다고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학생들의 동향을 보면서 부처 간 논의와 숙고를 통해 결정하되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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