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내년 예산 역대 최대 증액...140조 적자 살림

나라빚 1녀 새 142조 증가
불황에 내년 예산 역대 최대 증액...140조 적자 살림

국무회의/자료사진

집권 1년차 이재명 정부가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8.1%늘어난 728조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50조원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지출을 늘려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0%대 성장률이 예상된다. 


다만 세수가 뒷받침되지 않는 확장 재정은 필연적으로 정부의 부채 증가로 이어져 재정건전성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 내년 예산안 대로라면 국가부채는 1년 새 14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728조원의 내년 예산안을 확정, 의결했다. 정부의 총수입은 올해보다 22조6000억원(3.5%) 증가한 674조 2000억원이다. 반면 지출은 올해 673조3000억원보다 무려 54조7000억원(8.1%) 증가한 728조원이다. 전년 대비 54조7000억원의 지출 증가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최대 증가 규모는 코로나 위기가 반영된 지난 2022년 49조7000억원이었다.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큰 폭으로 늘렸다. 올해 3조3000억원에서 내년엔 무려 10조1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연구개발(R&D) 예산도 역대 최대인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국방비도 큰 폭으로 늘렸다. 첨단 무기 체계 확보를 위해 올해보다 1조4000억원 증가한 3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형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연구, 초급간부 처우 개선 등에 필요한 예산을 증액했다.


수도권과 지역의 균형 발정을 위해 지방 재정도 대폭 보강했다. 지방이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포괄보조금 규모를 올해 3조8000억원에서 내년 10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아동수당 등 7개 주요 재정 사업에서도 비수도권의 인구 감소 지역이나 낙후 정도를 반영해 예산 지원을 더 늘리는 방안을 시범 도입한다. 비수도권 167개 시군구를 특별∙우대∙일반지역으로 나눠 차등 지원하는 방안이다.


거점 국립대를 지원하는 예산도 5000억원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도 대거 반영됐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7세까지에서 8세로 1년 늘렸다. 여기엔 5000억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된다.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해 미래 세대의 자산형성을 지원하고,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을 위한 근속 인센티브도 신설한다. 기초연금 월 지급액은 6000원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 규모도 110만 개에서 5만 개 더 늘리기 위한 예산도 반영됐다.


내년 세수와 관련해서는 경기 회복을 전제로 올해보다 2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예산안에 담은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109조원 적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중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순재정으로,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올해도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111조6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세수 확대를 위한 극적인 변수가 없는 한 2년 연속 100조원 이상의 재정적자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나라 빚으로 이어진다. 내년 예산안을 반영하면 내년 말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41조 8000억원 증가하면서 1415조2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에 이르면서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이후 재정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엄격히 해온 결과 OECD 국가 중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가장 낮은 국가 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채무와 함께 국가채무의 주요 요소인 GDP대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비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란 점에서 우리나라는 훨씬 더 엄격하게 국가채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결국, 확장 재정을 실제 경기부양으로 연결해 세수를 증대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관리재정 수지의 적자 규모를 3% 이내로 유지하는 재정준칙을 지키고 있다. 올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4.2%에 이어 2년 연속 4%를 넘어설 확률이 높아졌다.


가계부채든 정부채무든 국가채무가 악화되는 것은 성장잠재력의 잠식은 물론 국가신용에도 부담이 된다. 특히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짐이란 점에서 적자에 기반한 확장재정은 어떤 형태든 재정건전성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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