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세 최고령 현역 배우인 이순재씨가 지난 1월 12일 2024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90세가 넘도록 현역 배우로 활동해온 '영원한 현역; 배우 이순재가 91세로 별세했다. 현역 최고령 배우인 고인은 올해가 데뷔 69년차로, 건강 이상으로 활동을 멈춘 지난해 말까지 68년 간 현역으로 뛰었다.
건강 이상설로 지난해 말부터 활동을 중단해온 이순재가 25일 새벽 영면에 들었다. 이순재는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4살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호적에는 1935년생이다. 할아버지를 따라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중 초등학교 때 해방을 맞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전쟁을 경험했다.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이순재는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주연한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고 생전에 전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고,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되면서 TV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단역을 제외하고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엄마가 뿔났다’ 등 140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1992)는 시청률 65%를 기록했다. 역시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허준’(1999)에서는 허준의 강직한 스승 유의태 역을 맡았다. ‘상도’(2001), ‘이산’(2007) 등 굵직한 사극에 출연해 주요 배역을 소화했다. 1970~80년대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독립문' 등의 사극에 출연하며 당시 사극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특히 이순재는 노년에도 활발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70대에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 출연해 근엄한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코믹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2013)에서는 나이를 잊은 열정으로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80대에 들어서도 ‘세일즈맨의 죽음’ ‘늙은 부부 이야기’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 연극에 출연하며 ‘대학로의 방탄노년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한 것이 마지막 작품이 됐다. 특히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는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순재는 지난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민주자유당)을 지내며 잠시 정치권에 몸 담기도 했다. 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돼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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