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나르도 다빈치/위키미디
르네상스 시대 대표적 천재 예술가이자 과학자, 발명가, 사상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DNA가 500여년만에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DNA가 다빈치의 것으로 최종 검증되면 진품 감정과 함께 다빈치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다방면의 재능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빈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등 걸작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이다. 미술 외에도 인체 해부학, 기계공학, 수학, 천문학, 식물학 등 방대한 분야를 연구했고, 그가 남긴 노트에는 헬리콥터와 잠수함, 탱크, 비행기 등 시대를 앞선 발명 아이디어거 스케치로 담겨 있다. 다빈치는 현대 과학 기술을 수백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빈치의 DNA연구를 10여년간 진행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DNA 프로젝트(LDVP)’는 다빈치의 그림 ‘아기 예수’에서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DNA를 다빈치 할아버지의 사촌 프로시노 디저 지오반니가 1400년대에 쓴 편지에서 추출한 유전 물질과 대조한 결과 다빈치의 DNA가 유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논문은 ‘역사 속의 생물학적 흔적: 다빈치 연관 문화재 유물의 복합 생물군계 및 Y 염색체 분석’이란 제목으로, 생명과학 분야 논문의 온라인 사전 공개 플랫폼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아기예수/개인소장
연구에 사용된 아기예수 그림은 붉은 분필로 그려진 스케치 작품으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발견된 DNA와 지오반니의 편지에서 나온 유전 정보를 대조한 결과 다빈치가 태어난 토스카나의 공통조상과 일치하는 Y염색체 서열이 포함돼 있었다. 두 염색체가 공통으로 보유한 염기서열은 하플로그룹 E1b1b이었다. Y염색체는 부모에서 자식으로 거의 변하지 않고 전해지기 때문에 이들 DNA서열의 회복은 다빈치의 DNA를 조합하는 연구자들에 좋은 출발점이 된다.
다만 DNA를 추출한 아기 예수 그림이 실제 다빈치가 그린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돼 왔다. 일부에선 제자 중 한명이 스케치한 것이라 주장한다. 연구진은 다빈치의 DNA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조할 수 있는 더 많은 데이트를 찾고 있다.
과학자들은 다빈치의 DNA로 최종 확인되면 다빈치 작품의 진위 판정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특히 그의 뛰어난 예술적 능력과 박식한 재능의 생물학적 이유를 규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빈치의 DNA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한계가 많았다. 다빈치의 무덤이 프랑스혁명 때 일부 손상된 데다 유해를 지금의 생후베르 예배당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분실되거나 다른 유골들과 섞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덤의 유골은 신뢰할 수 있는 비교 샘플이 다른 곳에서 발견될 때까지 과학자들의 접근이 금지된 상태다.
다빈치의 아버지의 무덤이 있지만 과학자들의 접근이 거부됐다. 다빈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어 직계 후손도 없다. 다빈치 유전자의 절반을 구성하고 있는 어머니 카테리나 디 메오 리피는 무덤의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다. 카테리나는 다빈치를 낳았을 때 10대의 하인이었다. 카테리나의 유골이 발견되면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아기 예수 그림에서 발견된 DNA와 대조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에서 아이로 전달되고 일반적으로 염색체의 DNA보다 물체에서 더 많은 양이 검출된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다빈치의 작품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림에서 DNA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그림 표면을 가볍게 쓸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작품의 손상을 우려해 연구를 위한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그나마 어렵게 접근이 허용된 경우도 있었지만 DNA를 추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아기 예수에 대한 연구가 DNA를 추출한 유일한 사례다
연구진은 아기예수의 그림에서 발견된 DNA가 다빈치 것인지 대조하기 위한 마지막 옵션으로 다빈치의 친척을 뒤졌다. 다빈치의 할아버지가 묻힌 이탈리아의 한 가족 무덤에서 세 개의 뼈를 발견해 분석하고 있다. 또한 후손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DNA도 채취하고 있다. 1863년 암브로이즈에서 발굴된 머리카락에서 다빈치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염기서열 분석도 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DNA 보존 가능성이 높은 다빈치의 당시 남성 친척들이 작성한 편지 등의 문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기 예수 그림의 DNA와 대조하는 데 사용된 지오반니의 DNA도 그런 과정을 통해 발견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다빈치의 DNA를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품으로는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로 불리는 72쪽 분량의 관찰 노트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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