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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 집값은 8.71% 상승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18년 8.03%를 넘어서며 통계 집계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집값이 폭등하면서 노무현-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폭등을 떠올리며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집값이 폭등한다'는 공포 심리가 부동산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갭투자 원천 차단 등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의 주택 구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규제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을 진정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에프엠뉴스는 수도권 집값 급등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 분석을 통해 향후 수도권 집값의 향배를 전망했습니다.
'폭등 경험한 선진국 보면 서울 집값의 미래 보인다'라는 제목으로 14일부터 5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①부동산 불패 신화와 영끌투자 ②'주거'에서 '희소 자산'으로 둔갑한 서울 집값의 역설 ③미국-일본에서 1인 가구 급증하더니 부동산 시장에 생긴 일 ④ 거품 붕괴...어떤 나라는 무너지고 어떤 나라는 살아남았나 ⑤ 선진국 사례가 시사하는 부동산 정책 [편집자 주]
우리나라 인구는 2021년부터 공식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가구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1인 가구 증가는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진다. e-나라지표와 서울정책아카이브 등에 따르면 2016년 처음 1천만명 아래로 떨어진 서울인구는 2024년 939~961만명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가구수는 378만 가구에서 416~430만 가구로 약 10년 사이 40만 가구 안팎으로 증가했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중은 40%에 이른다.
가구수의 증가는 주택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구수의 증가는 곧 새로운 주택 수요의 창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1인 가구다 보니 수요가 소형·도심 접근성·임대(전월세)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과거엔 1인 가구 증가를 단순히 주택 수요의 변화로 보았지만 최근엔 이들이 서울 등 대도시 핵심지의 가격과 임대료를 밀어 올리는 실질적 집값 상승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게 특화된 집중·소형화·임대 선호의 수요 특성은 도심 핵심지 주택의 ‘희소성’을 높여 집값을 끌어올리고, 이는 같은 도시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집값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1인가구 문제는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정책에서 이 부분을 간과해 정책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당시 4인 가구 기준에 근거해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는 만큼 집이 부족하진 않다고 전제에서 부동산대책을 마련 했지만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정부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
일본-미국, 버블붕괴 직전 1인 가구 급증
일본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1990년대 초까지 1인 가구 증가 현상이 뚜렷했다. 1980년대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1인가구 비중은 1988년 처음으로 전체 가구 형태 중 비중이 가장 높아졌다. 이는 1980년대 후반 유례 없는 호황으로 젊은 층의 독립이 빨라졌고, 고소득 미혼 전문직이 늘어나면서 핵가족화와 단독화가 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는 주택의 실수요 확대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가구 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1인 가구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됐다. 여기에 저금리와 느슨한 대출 심사가 맞물리며 경제적 능력이 있는 1인 가구들은 자산 증식 수단으로 도심 내 아파트 매수에 적극 가담하면서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키웠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 미국에서도 일본이 겪었던 버블경로를 그대로 밟았다. 주택버블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0년초~2007년 사이 미국에서 1인 가구가 급증했다. 1940년 7.7%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은 주택 버블이 정점이던 2000년대 중반 26%를 넘어섰다.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가구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버블 이전 1인 가구는 임대를 선호했지만 버블기에는 저금리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불리는 느슨한 대출심사로 1인 가구의 자가 보유율이 급증했다. 2003~2013년 사이 늘어난 1인 가구의 무려 55%가 주택소유자였다. 하지만 당시 건설업자들은 이익률이 높은 대형 주택 공급에 치중했고, 이에 따른 미스매치로 도심 내 소형 주택의 가격이 대형 주택보다 더 큰 폭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세는 주택 시장의 낙관론을 지탱하는 근거로 사용됐고, 고소득 미혼 전문직들은 자산 증식 수단으로 주택 구매에 가세하며 버블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이후 2007년 버불이 붕괴하고 금융위기가 닥치자 독립했던 젊은층이 다시 부모 집으로 들어가는 이른바 '더블링 업(Doubling up)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특별시/자료사진
10~15년 후 부동산 하락 압력 커진다
미국-일본에서 과거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주택시장에서 벌어진 현상은 지금 우리나라와 매우 닮아있다.
1인 가구 증가는 대도시 핵심지의 소형·임대 수요를 두텁게 만들어 가격과 임대료의 ‘하방을 지지’하면서 도심과 외곽 집값의 구조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특히 주택구입이 최고의 제테크로 치부되면서 젊은층 사이에 이른바 '영끌투자'(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열풍이 불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일부 고소득 직종의 1인 가구는 핵심지 주택의 새로운 수요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있다. 이는 공급이 제한된 도심에서 집값을 끌어 올리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사례가 말해주듯 거품이 커지면 언젠가는 터지기 마련이다. 설령 거품이 폭발의 임계점을 넘지 않고 지속된다 해도 1인가구 증가 현상이 주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명확하게 정해진 물리적 한계가 있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의하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구수 증가는 2039년 정점을 찍고 2040년부터 감소로 돌아선다. 서울은 이보다 1년이 빠른 2038년 427만 가구를 정점으로 2039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향후 서울의 집값 향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13년 후인 2039년부터 서울의 가구수는 감소한다. 이때는 50년대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의 사망이 본격화되면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구감소의 속도가 한층 빨라진다. 통계청은 1955년생이 80세가 되는 2035년부터 1963년생이 80세가 되는 2043년까지 우리나라 사망자수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5만3천~5만5천명인 서울의 사망자수는 2035년 6만5천~7만명으로 전망했다.
국가데이터처에 의하면 서울 전체 주택 중 50대 이상 소유자의 비중은 60% 안팎에 이른다. 50대(25.2%), 60대(22.1%), 70대 이상(11.7%~14.6%)이다. 2채 이상 다주택자 비중 역시 50대(17.9%)와 60대(17.8%)가 가장 높다. 또한 자가보유율은 70대 이상이 71%로 앞도적으로 높다.
10년 후인 2035년부터 사망자는 지금보다 매년 1만명 이상 급증하고, 그로부터 4년 후인 2039년부터는 가구수까지 줄어들게 돼 가만히 있어도 수만 가구의 신규 주택공급 효과가 발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급 물량이 증가하는 주택시장 구조에선 필연적으로 집값의 구조적 하락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때 경제 주체들이 받게 될 고통은 지금 쌓이고 있는 집값 거품의 크기와 비례한다.
우리나라 집값의 미래는 ‘계속 오르느냐, 곧 무너지느냐’하는 거품 논란도 있지만 지금의 양극화가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왜곡된 구조를 떠받칠 수 있는 방어력이 소진된 이후 부동산시장은 과연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까? 1인 가구 분화가 한계에 이르고 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는 그 시점 어딘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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