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픽사베이 제공
우리는 기억하든 못하든 매일 밤 꿈을 꾼다. 매일 경험하는 것인데도 컬러인지 흑백인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당황하며 선뜻 답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고민 끝내 내놓는 답변은 사람에 따라 엇갈린다. 어떤 사람은 컬러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흑백이라고 답한다.
단순하고 쉬워보일 것 같은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꿈은 컬러일까 흑백일까? 관련 연구에 의하면 텔레비전과 영화 등의 매체가 사람들이 꿈을 꾸고 기억하는 방식에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 이는 컬러TV가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의 관련 연구 결과를 비교해 보면 명확해진다.
1942년 미국 디포대학 심리학과 워런 미들턴 교수가 대학생 27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연구에서 70%(194명)가 꿈은 흑백이라고 답했다.1942년은 컬러TV가 시판되기 전이다. 반면 거의 60년 후인 2003년 같은 주제로 캘리포니아대학교 철학과 에릭 슈비츠게벨 교수가 124명의 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꿈을 흑백이라고 답한 학생이 18%(22명)에 불과했다.
이 두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TV나 영화, 유튜브 등의 컬러 매체를 경험하면서 꿈을 컬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확연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7년 유럽의 대표적인 정신건강 연구와 치료기관인 독일 만하임 정신건강 중앙연구소의 논문 ‘독일에서 컬러TV 도입과 컬러 꿈’에서도 같은 가설이 확인됐다. 27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 연구에서 흑백 TV를 보고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들은 젊은 참가자들보다 꿈을 흑백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훨씬 높았다.
이는 우리가 꿈을 해석하는 방식이 소비하는 미디어의 종류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점에 근거해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실제 꿈의 색상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꿈에 색을 덧붙여 기억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제시했다.
TV 등의 매체 뿐 아니라 우리가 꿈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는지, 꿈의 어떤 세부적인 것들을 기억하는지 등도 관런이 있다.
연구를 이끈 슈레들 연구실장은 “꿈은 수면 중에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며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잠에서 깨어나 그 꿈을 기억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꿈이 흑백인지 컬러인지는 “기억력이 관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물체의 색깔이 우리가 기억하는 것과 일치한다면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 쉽게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꿈 속에서 노란색 바나나를 봤다면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겠지만 만약 붉은색 바나나를 봤다면 그것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슈비츠게벨 교수는 ‘꿈이 흑백인지 컬러인지’는 애초에 잘못된 질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색상이 중요하지 않은 어떤 장면을 상상할 때 사람의 정신적 이미지는 흑백이거나, 어떤 색깔이 아닌 흐릿하고 "불확정적인" 이미지일 수 있는데 이것이 곧 꿈의 실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아침에 기억하는 꿈은 실제로 꾼 꿈에 대한 기억이라기보다는 가정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일 수 있다. 그러면서 꿈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각적이지도 영화 같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오히려,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가 우리의 꿈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즉 컬러로 기억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베츠게벨 교수는 "꿈은 컬러도 흑백도 아니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기사에서 논문을 클릭하면 논문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DEMO] 고객요청 배너 - 기사 노출](/upload/banners/demo-articl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