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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에서 말하는 궁합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점성술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 역사에 스며들어 있고, 지금도 번성하고 있다. 점성술의 한 분야인 궁합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점술가인 린다 굿맨(1925~1995)이 1978년 출간한 1천쪽 분량의 저서 '사랑의 별자리(Love Signs)'는 '별자리와 궁합'을 다룬 내용으로 30년이 지난 지금도 재판을 찍어내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과학 전문 기자 카를로스 오르시는 이 책의 주장처럼 '점성술의 궁합이 실생활에서 효과가 검증되는지' 광범한 데이트를 이용해 연구한 논문을 분석해 최근 책으로 발간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출간한 책의 제목은 '과학이 점성술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분석에 사용된 논문은 영국의 통계학자 데이비드 보아스가 2007년 발표한 '사랑의 별자리에 대한 연구'이다. 2001년 영국과 웨일스 인구조사에서 확보한 2천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사랑의 별자리' 책과 같이 '특정 별자리가 연애나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통계로 검증한 것이다.
'사랑의 별자리'에서는 '황도대에서 60도와 120도 사이의 각도로 떨어져 있는 별자리는 사랑에 유리'한 것으로 간주하는 반면, '180도 사이의 각도로 떨어져 있는 별자리는 매우 부적합하다'고 기술돼 있다.
보아스는 자신의 연구 논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점성술에선 태양궁과 같이 특정 달 단위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관대함, 예민함, 고집스러움 등의 특정 성향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고 여기고, 이런 성향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실제, 우리는 일상 경험과 수많은 사회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나이, 교육 수준, 사회 계층, 종교, 민족 등이 비슷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결혼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커플의 궁합은 외모나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와 마찬가지로 만약 점성학적 궁합이 존재한다면 그 효과는 분명히 관찰돼야 한다. 그 효과가 관찰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태양궁만을 기준으로 한 검증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궁의 영향은 전체 출생 차트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2천만 명에 이르는 광범한 데이트를 근거로 한 표본 조사는 충분히 이를 반박할 수 있다. 가령, 태양궁이 전체 연애 궁합의 0.1% 정도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해 보자. 1천만 쌍의 커플을 표본으로 삼을 경우 점성술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1만 쌍 이상이 서로 잘 맞는 별자리를 가진 사람들 간에 맺어졌다는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충분히 큰 표본을 사용한다면, 특정 별자리들이 서로에게 끌리거나 밀어내는 경향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보아스 연구의 당초 목표는 점성술 관련 문헌들 사이에 합의된 내용대로 궁합이 맞다고 여겨지는 별자리 조합이 의미를 부여할 만큼 많이 발견되는지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아스는 문헌들의 내용에서 그런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점성가들 사이에 의견 일치가 거의 없고, 관련 서적과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길하다(좋다)고한 별자리 조합을 놓고 견해가 상당히 다양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보아스는 최소공배수를 택하는 방법으로 연구 목표를 변경했다. 즉, 2천만명의 데이트를 분석해 기본적인 확률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찾는 방식이다. "어떤 별자리 조합이든 우연히 발생할 확률보다 더 자주 또는 덜 자주 나타나는 증거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초기 분석에 따르면 두 파트너 모두 같은 별자리이거나 인접한 별자리를 가진 커플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예를 들어 염소자리끼리, 또는 염소자리와 물병자리 커플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에 비해 훨씬 많았다. 같은 별자리를 가진 커플이 우연의 일치로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약 22,000쌍 더 많았고, 인접한 별자리를 가진 커플도 5,000쌍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통계적 차이가 과연 점성술의 영향 때문일까?
보아스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보다 자세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같은 달에 태어난 커플의 수는 같은 별자리를 가진 커플보다 훨씬 많았고(23,000쌍), 생년월일이 같은 커플의 비율은 일반 확률에 비해 41%나 더 높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보아서는 "생일이 같아서 서로에게 끌리는 사람들도 물론 없진 않겠지만, 이들 초과분의 대부분은 응답 오류에서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인구 조사 양식은 일반적으로 가구 구성원 중 한 명만 작성하는데, 그 사람이 부주의하거나 생일을 잊어서 배우자의 생일 정보에 자신의 생년월일을 잘못 적었을 수 있다."고 봤다.
비슷한 통계오류는 다른 통계에서도 쉽게 발견됐다. 생년월일이 1월 1일로 기록된 경우가 지나치게 많다거나(실제 날짜를 알 수 없을 때 임시로 입력한 것으로 추정됨), 서로 다른 달에 같은 날짜가 생일인 경우, 그리고 같은 달에 다른 날짜가 있는 경우 등이 유의미하게 많았다.
이제 보아스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런 잠재적인 데이터 입력 오류와 실제 점성술적 영향(존재한다면)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는 "별자리와 출생월이 부분적으로 겹치는 점을 이용해 중요한 검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별자리가 해당하는 기간의 처음 10일은 같은 달에 속하고 나머지 20일 정도는 다음 달에 속한다는 점을 지적했다(예를 들어 양의 자리는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다). 그렇다면 3월 말에 태어난 사람은 3월 초에 태어난 사람과 결혼할 가능성이 더 높을까, 아니면 4월 초에 태어난 사람과 결혼할 가능성이 더 높을까? 첫 번째 경우, 배우자는 같은 달에 태어났지만 별자리가 다르고, 두 번째 사례는 배우자가 서로 다른 달에 태어났지만 별자리는 같다.
보아스는 "결과는 명확했다"며 "생일이 같은 별자리에 속하지만 다른 달에 해당하는 커플은 우연의 일치보다 많지 않았다. 반대로, 같은 달에 속하지만 생일이 다른 달에 해당하는 커플은 예상보다 많았다. 생일이 같은 달에 해당하는 경우가 이렇게 많은 것은 응답 오류 때문일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별자리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인접한 별자리를 가진 커플이 약간 더 많았던 것은 영국 인구 조사에서 누락되거나 판독 불가능한 데이터를 채우기 위해 사용된 데이터 대체 기법 때문으로 설명된다. 한 배우자의 생년월일은 해당 월의 첫째 날로, 다른 배우자의 생년월일은 다음 달의 첫째 날로 대체됐다. 이러한 대체된 데이터 처리 규정을 표본에서 제외하자 '인접한 별자리' 효과는 사라졌다. 결론적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1천만 부부(2천만명)을 분석한 결과 점성술적 영향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아스의 연구는 데이터의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통계의 오류의 변수를 간과하고 단지 '같은 별자리를 가진 커플이 많다'는 사실에만 집착해 결과를 도출한다면 마치 점성술이 타당하다는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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