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무호 공격자로 사실상 '이란' 지목...호르무즈 개입 수순

정부 "나무호 공격자로 사실상 '이란' 지목...호르무즈 개입 수순

정체 미상의 물체로부터 공격을 받아 파손된 HMM 나무호 선미 부분/외교부

정부 고위당국자가 HMM사의 나무호 공격 주체로 사실상 이란을 지목했다. 안규백 국방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급과 맞물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안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참여를 본격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 외에 다른 어떤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아직은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근처에 해적이 있던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조사해서 증거를 제시하면 어떤 형태로든 이란 측에서 적절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확한 증거 없이 우리가 이란에 '이란밖에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냐"고 했다. 사실상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지목한 것이다.


이란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하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객관적인 증거 확보를 통해 이란이 동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격 주체가 확인될 경우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확인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파악한 결과 나무호에 대한 공격이 33번째 였으며 우리 직후인 34번째 공격을 받은 국가는 중국이었다"고 했다.


외교는 상대가 있는 만큼 당국자들의 발언이 특히 신중하다는 점에서 이번 고위당국자의 발언은 여러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안규백 국방장관이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호르므즈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당국자가 이란을 나무호 공격 주체로 공개 언급한 것은 정부가 이란에 의한 공격으로 상정하고 그 대응 차원에서 호르무즈 기여 방안을 본격 논의해 나가겠다는 의도록 읽힌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통항 재개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참여는 하겠다.' '단계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 정도 수준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단계적 기여 방법에 대해선 '지지 표명, 인력 파견, 정보 공유, 군사적 자산 지원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한 당국자의 이날 발언은 '공격 주체로 이란이 거의 확실한데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말하지 않고 있다'며 '명백히 우리 국민을 향한 공격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또한 이란의 소행임을 추정하고 있지만 외교 관계를 고려해 명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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