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이 성역인가?" 이병태 사퇴하며 "타인에 강요해선 안돼"

"5·18이 성역인가?" 이병태 사퇴하며 "타인에 강요해선 안돼"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6일 5.18민주화운동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의 권고를 받고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으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청룡기고교야구대회에서 배재고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중 '탱크 데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지역 폄훼성 응원 구호를 외친 것이 문제가 돼 6개월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5·18이 성역이 됐다"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 부위원장은 여권 일각에서 사퇴를 요구하자 페이스북에 '배재고 야구부의 구호가 부적절했다면 비판을 하면 될 일이지, 이를 근거로 징계(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의 부인이자 민주주의 부정"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더 키우기도 했다. 


이후 지난 5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 “배재고 중징계가 한국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올린 글이었는데, 이게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들로 인해 변질됐다”며 “개인의 양심에 따른 발언이기 때문에, 입장이 바뀔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권 내 사퇴 요구에 대해 “2년 임기로 돼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임명권자(대통령)가 원하면 언제든지 (사퇴)할 수 있겠지만 연락 온 건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청와대는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이후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공지 얼마 후 이 부위원장은 사퇴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밝힌 퇴임 소감에서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면서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했다.


다만 청와대로부터 권고를 받고 사퇴할지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했다.


또한 "제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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