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 가진 암석행성 첫 발견...학계 “외계생명 탐색 새 이정표”

대기권 가진 암석행성 첫 발견...학계 “외계생명 탐색 새 이정표”

외계 항성을 공전하는 두 개의 암석형 외계행성을 묘사한 그림. 천문학자들은 최근 LHS 1140 b에서 헬륨이 방출되는 것을 감지했다. 이는 다른 항성의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암석형 행성 주위에 대기가 존재한다는 최초의 증거다/하버드-스미소니언 우주물리학 센터(CfA) 멜리사 와이스 제작

외계에서 지구와 같은 대기층을 가진 암반 행성이 처음 발견됐다. 이 행성은 자신이 공전하는 항성과의 거리가 ‘생명가능구역’ 안에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계는 인류가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평가했다.

 

콜린 체루빔(Collin Cherubim) 미 하버드대 박사후연구원이 이끄는 미국과 일본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48광년 떨어진 적색 왜성 주위를 도는 LHS 1140 b에서 헬륨 대기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6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 행성은 지구보다 약 5.6배 무거운 ‘슈퍼 지구’로, 생명체의 거주 가능 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다. 생명가능구역(Habitable Zone)은 우주에서 태양과 같은 중심 별(항성)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슈퍼지구는 지구보다 크지만 해왕성 같은 가스 행성보다는 훨씬 작은 암석형 행성이다.

 

이 행성은 지구가 받는 햇빛의 절반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를 고려하지 않은 이전 추정치에 의하면 표면 온도는 섭씨 약 영하 47도 정도이다. 이는 천문학자들이 잠재적으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범위로 간주하는 온도다.


지난 수십 년 간 과학자들은 수많은 외계 행성을 발견했고, 그중 암석형 행성도 다수 포함됐지만 이들 행성이 대기를 갖고 있는지 여부가 확인된 적은 없다. 암석형 행성의 대기는 거대 행성의 대기에 비해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탐지하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대기를 직접 찾는 대신, 대기의 존재를 암시하는 미묘한 단서, 즉 우주로 새어 나오는 헬륨 가스를 찾았다. 칠레의 마젤란 클레이 망원경과 분광기를 이용해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할 때 나타나는 헬륨 신호를 포착한 것이다.

 

연구팀은 LHS 1140 b가 항성 앞을 지나갈 때 항성 대기를 통과해 지구로 오는 미세한 별빛을 관찰했다. 이때, 헬륨이 차단하는 적외선 파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에서 별빛의 미세한 감소를 발견했다. 이는 행성에서 가스가 방출돼 우주로 흘러 나가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에서 대기를 직접 확인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NASA의 컨셉 아트는 LHS 1140 b를 암석형 슈퍼지구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와 가장 유사한,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행성의 한 유형입니다/NASA


연구진이 사용한 이 측정법은 수학적 예측모델에 근거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같은 예측에 근거한 분석이 정확한지 검증하기 위해 같은 별을 도는 행성 LHS 1140 c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행성에서는 대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가까운 궤도와 강한 방사선으로 인해 대기가 이미 사라졌음을 시사한다.

 

LHS 1140 c는 LHS 1140 b보다 훨씬 더 항성에 가까이 공전하며 약 5배 더 많은 복사 에너지를 받지만 크기는 더 작고 중력에서 덜 구속 받고 있다. 이런 조건은 탈출하는 가스를 발견하기 더 쉽게 만들어야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LHS 1140 c의 대기가 오래전에 우주로 소멸됐음을 시사하는 반면, 더 멀리 떨어져 더 차갑고 안정적인 환경에 있는 LHS 1140 b는 대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색 왜성은 일반적으로 강한 방사선으로 행성 대기를 벗겨내지만, 이 행성은 수십억 년 동안 대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발견은 천문학자들이 수십 년 동안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온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UC 리버사이드의 에드워드 슈위터만(Edward Schwieterman) 교수는 “이제 우리는 생명 흔적을 담고 있을 수 있는 행성 대기를 연구할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슈위터만 교수는 우주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 분야의 저명한 천문학자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미국 하버드대의 로빈 워즈워스(Robin Wordsworth) 교수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암석형 행성이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을 가졌지만, 이제는 대기를 가진 행성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헬륨이 검출됐다고 해서 그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뜻은 아니며, 더구나 거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했다. 이번 관측은 행성의 얇은 상층 대기만을 보여줄 뿐, 전체 구성 성분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LHS 1140 b에 산소, 이산화탄소, 수증기 또는 기타 기체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체들이 행성 표면을 지구와 유사하게 만들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향후 이 행성의 대기 구성과 물 존재 가능성을 탐사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10~20년 후에나 발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주 가능 행성 관측소(Habitable Worlds Observatory)’ 같은 차세대 망원경을 통해 생명 징후 탐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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